식품 대기업도 출사표 낸 RMR, 돌풍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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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대기업도 출사표 낸 RMR, 돌풍 이유는?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12월 22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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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즉석밥과 냉동만두, 국·탕·찌개 등 레토르트 식품이 주를 이뤘던 가정간편식(HMR)이 레스토랑 간편식(RMR)으로 확대되고 있다.

RMR은 유명 레스토랑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만든 프리미엄 가정간편식이다. 1~2만원대 가격에 호텔, 유명 레스토랑의 간판 음식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주로 유통업체들이 자체브랜드(PB)로 RMR을 출시해왔는데 최근에는 외식·식품 대기업도 본격적으로 RMR 사업에 도전하며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습이다.

CJ푸드빌은 2017년 빕스 '폭립'을 시작으로 RMR 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12월에는 RMR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생산량 증대, 유통 채널 확대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조직 출범 1년 만에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성장했다.

CJ푸드빌이 특히 집중한 것은 품목 수 확장이다. 빕스는 올해만 30개가 넘는 신메뉴를 출시해 현재 50여종의 RMR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단일 브랜드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다.

성장세에 불을 붙이기 위해 CJ푸드빌은 간편식 전문 제조 기업인 '프레시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1인용 레스토랑 간편식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협약 후 처음 선보이는 제품은 1인용 빕스 스테이크 2종과 파스타 3종이다.

양사는 매년 20여종이 넘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유통 채널을 공유하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CJ푸드빌은 이를 통해 내년에는 전년 대비 300% 이상으로 매출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LF푸드의 라멘&돈부리 전문점 '하코야'는 겨울철 이색 메뉴인 '고등어구이 온소바'를 RMR로 출시했다. 순살 고등어구이와 따뜻한 메밀 소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고등어구이는 세척부터 뼈와 살코기를 분리하는 필렛 작업, 오븐 가열 과정을 거쳐 비린내 없이 담백한 풍미를 자랑한다. 메밀 생면은 물을 가득 넣고 강한 압력으로 반죽하는 '다가수 수타 방식'을 사용해 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가쓰오부시와 멸치, 김 등을 함께 우려낸 육수를 사용해 진하고 깊은 국물 맛도 일품이다.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업계도 그간의 노하우를 발휘해 RMR 사업을 시작했다.

CJ프레시웨이의 경우 외식 고객사의 주력 메뉴를 RMR로 상품화시키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가 선보이는 첫 RMR은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이다. 조가네 갑오징어는 18년 전통의 갑오징어 전문 음식점으로 현재 전국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2017년부터 이 식당에 갑오징어 원물을 안정적으로 납품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조가네 갑오징어는 그 동안 매장에서 소스에 버무린 갑오징어 원물을 원팩 형태로 판매해왔다. 구매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상품화를 고심하던 중 CJ프레시웨이와 뜻을 합쳐 RMR을 공동 개발하게 됐다. CJ프레시웨이는 갑오징어 공급부터 포장재 디자인, 해썹(HACCP) 인증 획득, 판매처 확보까지 진행하며 제품 생산 전 과정을 이끌어 5개월 만에 제품을 완성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크라우드 펀딩 기업 와디즈와 함께 진행한 지역 맛집 지원 프로젝트 '모두의 맛집'에 선정된 10개 식당의 대표 메뉴를 RMR로 출시한다. 제품은 2개월에 2곳씩 총 10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상품기획·제조·유통·마케팅까지 모든 비용은 현대그린푸드가 부담하고 맛집은 레시피만 제공하면 된다. 맛집은 제품 판매량에 따라 수수료를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매장에서 메뉴를 즐겼던 소비자는 물론 입소문을 타고 RMR로 제품을 처음 접하는 경우도 많다"며 "비점포 매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에서 폭넓게 소비자 접점을 마련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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