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카디프손보 선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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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카디프손보 선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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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손보사로 보험업 강화…'리딩금융' 탈환하나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프랑스계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이하 카디프손보)를 품고 리딩금융 탈환에 도전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특화 손해보험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의 대주주 BNP파리바그룹으로부터 94.54%의 지분을 400억원대에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이로써 카디프손보는 신한금융의 17번째 자회사가 된다.

카디프손보는 2014년 BNP파리바카디프가 당시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한 뒤 만든 합작 손보사다. 자동차 보험이 강점이며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 1084억원, 상반기 순손실 5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적자인 카디프손보를 선택한 이유는 새로운 보험사를 설립하는 것보다 기존 손보사를 인수해 성장시키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신한금융은 손보사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생명·손해보험사업 모두 영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신한금융은 기존에 인수 매물로 거론됐던 타 보험사들을 제치고 카디프손보를 골랐는데, 이는 BNP파리바그룹과의 오랜 인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악사(AXA)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이 잠재적 인수 매물로 거론돼왔지만 모두 불발됐다.

신한금융과 BNP파리바그룹의 인연은 지난 2001년 양사가 합작 자산운용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설립하면서 맺어졌다. 올해 1월 신한금융이 BNP파리바그룹의 신한자산운용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잠시 결별했지만, 조용병 회장이 꾸준히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해왔으므로 성공적인 인수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특화 손보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해 출범한 '신한라이프'와의 협업으로 보험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그룹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채널과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 복합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카디프손보는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 특별한 사업영역을 가진 손해보험사로, B2B2C(기업-기업, 기업-소비자) 중심의 사업모델과 상품전략, 리스크 관리, 안정적 자산운용 전략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은 '리딩금융그룹'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섰다. 신한금융은 KB금융과 1위 자리를 놓고 수년째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2017년에는 KB금융이 1위를 차지했고, 2018년에는 신한금융이, 다시 2019년부터는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 KB금융은 기존 KB생명과 KB손해보험에 더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보험업을 중심으로 덩치를 키웠다. 작년 KB금융의 순이익은 3조4552억원으로, 300억원 차이로 신한금융(순이익 3조4146억원)을 따돌렸다. 여기에는 55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푸르덴셜생명의 공이 컸다.

올해 3분기까지 신한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3조5594억원이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3조7722억원으로 신한금융보다 2128억원 앞서는 상황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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