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새 출발 100일…사업 DNA 다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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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새 출발 100일…사업 DNA 다 바꿨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7월 07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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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유통 인프라' 활용 물류 사업 진출…온라인몰 프레딧 쓰임새 주목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국내 최초 발효유 '야쿠르트'를 보유한 한국야쿠르트가 hy로 사명을 변경한 지 100일이 지났다.

1969년 설립돼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야쿠르트가 사명을 영어 약자로 변경한 배경은 사업 다각화와 이미지 변신에 있다. 밀키트 브랜드 '잇츠온', 라이프스타일 온라인몰 '프레딧' 등 신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유통전문기업'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3월 29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hy'로 사명을 변경했다. CI도 기존 'hy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교체했다. 지난 5일은 hy로 새롭게 출발한 지 딱 100일 되는 날이었다.

hy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물류, 채널,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사업영역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 측은 실제로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 수년 간 장기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그 결실은 최근 들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hy는 소재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경쟁력 확대에 나섰다.

hy는 지난 5월 B2B 전용 브랜드 'hy랩스(hyLabs)'를 론칭했다. 고객사로 납품하는 제품에 hy랩스라는 브랜드명을 표기해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hy가 B2B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부터다. 이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6700kg을 판매했다. 이는 야쿠르트를 11억개가량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현재 종근당건강, 휴롬, 장수농가(셀티바), 뉴트리 등 다수의 기업에 균주를 납품하고 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소재 확장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상품화를 마친 신소재 '발효녹용농축액'이 대표적이다. hy가 발효녹용농축액 개발을 위해 균주 선별부터 상품화까지 걸린 기간은 총 5년이다.

최근에는 600여개 물류거점에서 1만1000명의 프레시 매니저로 이어지는 '냉장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물류 시장에도 발을 디뎠다. 프레시 매니저는 과거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던 hy의 전문 판매인력이다.

제조사가 제품을 생산·출하하면 hy 물류시스템을 통해 집 앞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다. hy가 직매입 방식으로 타사 제품을 판매한 적은 있으나 유통망 자체를 나눠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y는 향후 상품 보관부터 포장, 출하, 배송 등 물류 원스톱 서비스인 '풀필먼트' 사업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단위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로컬 배송 서비스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번 사명 변경으로 기대감을 키웠던 해외 사업도 본 궤도에 오를 조짐이다.

hy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사 프로바이오틱스 'KY1032'에 대한 신규 기능성 소재 등록(NDI)을 마쳤다. NDI는 통과 비율이 15%가량으로 까다롭지만 균주 수출을 위해서는 필수 요소다. 이번 인증으로 hy는 자체개발 균주의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이미지를 입힌 'Hy 콜드브루 아메리카노'는 한국이슬람중앙회(KMF) 할랄 인증을 획득하고 수출 확대에 나선다. 이 제품은 2019년 첫 수출 당시 91만개에서 지난해 270만개로 확대됐다. 이번 KMF 할랄 인증을 계기로 세계 무슬림 인구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동남아 지역 수출 기반을 마련한 만큼 성장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도도 다양해 질 전망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던 hy는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지난해 12월 '프레딧'으로 리뉴얼했다. 현재 프레딧은 회원 수 100만명을 보유한 자사몰로 성장했으며 취급 품목 수도 식품을 비롯해 유기농, 뷰티까지 다양해졌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창업 이후 50년 간 구축한 전국 단위 콜드체인 시스템과 연구기술력에 기반해 사업영역 확장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며 "변화하는 시장과 트렌드에 대응하려면 히트 제품 하나에 기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고 사업 모델을 기존 B2C에서 B2B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사업은 대부분 시작 단계로 경험하지 못했던 영역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는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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