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 1000조원을 처음 돌파한 가운데 가계대출 금리도 계속해서 오를 전망이다. 경기 회복과 물가 반등으로 시장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733조3000억원, 기타대출 잔액은 268조9000억원이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1일 현재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61∼3.68% 수준이다.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던 작년 7월 말 1.99∼3.51%와 비교해 하단이 0.6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반등하는 추세다. 4대 은행의 11일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코픽스 연동)는 연 2.52∼4.04%다. 지난해 연중 저점이던 작년 7월 말(2.25∼3.95%)보다 최저 금리가 0.27%포인트 올랐다.
이달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신한은행이 지난 5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모두 0.2%포인트씩 올렸다.
NH농협은행도 지난 8일 가계 주택담보 신규 대출자에게 제공하던 연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아예 없애고 단기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할 때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대신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는 재원을 고려해 최대 0.1%포인트 올렸다.
가계 대출 금리는 당분간 더 오를 전망이다. 대출 금리는 시중 은행에서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 등을 감안해 시장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하고 우대 금리를 빼서 정하는데, 미국의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국고채, 회사채 등 시장 금리가 덩달아 들썩이는 등 영향을 받는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 가계빚이 이미 1000조원이 넘은 가운데 가계부채 규모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