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판매 재개' 우리은행, 조심스러운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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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판매 재개' 우리은행, 조심스러운 행보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0월 07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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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판매 정지 제재 풀린 우리은행, 금융시민단체 '악몽 되풀이 될 것'
사진= 우리은행
사진= 우리은행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이하 DLF) 사태를 겪었던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판매 재개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앞서 우리은행은 DLF 사태로 인해 지난 3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 제재 및 과태료 처분과 함께 6개월간 사모펀드 신규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 4일부로 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 정지 제재가 만료됐다. 사모펀드 판매 중지 제재를 받은 후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크게 감소했다. 지난 2월말 4조 829억원을 기록했던 잔액은 지난 8월말 기준 2조 7354억원으로 33%나 줄었다. 이에 우리은행은 방카슈랑스와 파생결합펀드(ELF) 등을 판매하며 영업활동을 진행해왔다.

우리은행이 본격적으로 사모펀드 판매에 나선다면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WM) 서비스인 투체어스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서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과거 DLF 사태 등 사모펀드 사태를 겪은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판매 재개 시점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또한 채권형펀드 등 안정적인 상품으로 판매 라인업을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시기를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2의 DLF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내놨기 때문에 이를 내규에 반영한 이후 판매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할 수 있는 시점이 된 것은 맞다"며 "사모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도 아직은 낮고 재개 시점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같은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채권형 등 안전한 상품 위주의 판매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모펀드 상품에 대한 심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LF,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겪으며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고객들의 니즈가 있는 편"이라며 "언제까지 방카슈랑스 및 파생결합상품(ELF) 판매만 할 수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와 달리 금융시민단체들은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재개에 여전히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조붕구 금융피해자연대 회장은 "DLF를 판매할 때에도 은행들은 고객에게 안전한 상품이라고 속여서 판매했다"며 "이번에도 똑같이 안전한 채권형 펀드를 판매한다는데 과연 안전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채권형 펀드라면 무조건 안전한가"라고 되물은 뒤 "문제가 됐던 DLF와 DLS 모두 선진국의 국채 금리 상품이었다"며 "사모펀드 판매가 재개되면 은행 특유의 실적 중심의 영업에 따른 피해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금융위원회가 손실을 보는 상품에 대해서는 금지를 시켰기 때문에 그 다음에 나온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우리은행이 이 조건에 맞춰서 판매할 수 있다"며 "하지만 DLF도 안전하다고 했지만 결국엔 그렇지 못했고 판매사들도 '우리도 속았다'라고 했기 때문에 안전함의 기준이 무엇이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은행은 전통적으로 이자 장사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 창출은 당연한 것"이라며 "은행 및 금융지주들의 실적도 항상 '사상 최대'라고 하는데 사모펀드를 판매하지 못해 이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엄살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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