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정몽규에 아시아나항공 '1조 인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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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정몽규에 아시아나항공 '1조 인하' 제시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8월 27일 0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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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매각대금을 최대 '1조 원' 깎아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정 회장이 앞으로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부산 인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모처에서 1시간 가량의 만남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M&A에 대한 논의를 재개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던 만남과는 달리 이번 회동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며 "HDC의 수용 여부에 따라 딜의 향방이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 회장에게 재협의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는 최근 정 회장이 채권단과 금호산업 측에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HDC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이유로 계약 당시보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악화했다며 인수작업을 중단했다.

HDC현산 측은 지난해 말 계약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2조8000억 원 증가했으며 차입금과 당기순손실도 급증했다며 12주의 재실사를 요구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인수대금 외에도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HDC현산은 정부의 1조7000억 원 지원에 이어 추가적인 자금지원과 보증 등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이날 회동을 통해 HDC현산의 인수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쪽으로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산은은 HDC현산에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대금을 합한 인수대금을 1조5000억 원으로 제시했다. 당초 HDC현산은 지난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30.77%)를 3228억 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 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2조5000억 원을 인수대금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HDC현산은 2500억 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유상증자를 포함해 회사채·자산담보부대출(ABL) 발행 등 약 1조7600억 원을 조달했다.

HDC현산은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황이 크게 악화됐고, 계약 당시 내걸었던 조건이 현 상황보다 고평가됐다고 판단해 인수조건을 재검토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인수대금을 1조 원 깎아주고 이에 더해 1조5000억 원 수준의 자금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은 HDC현산에 연말까지 자금을 상환하라고 했던 계획을 보류하고 1조5000억 원의 자금을 영구채 인수, 대출 등의 방안으로 조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으로 아시아나항공 M&A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HDC현산이 주장하는 재실사가 어느 정도 수용될지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 측은 "HDC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며 "이후 일정은 그 내용에 따라 매각 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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