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콜센터 확진자 '스멀스멀'…근무 지침 제대로 지켜지나
상태바
보험사 콜센터 확진자 '스멀스멀'…근무 지침 제대로 지켜지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원간 분리벽 허술…재택근무 시행 안 해"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최근 보험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추가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침방울을 통한 감염인 '비말 감염'에 취약한 환경에 놓인 콜센터 업무 특성상 방역당국의 지침을 준수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 충정로역 인근 센트럴플레이스 빌딩 7층에 있는 KB생명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보험설계사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했다. 이후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116명 전부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당국의 전수 검사에서 28일 오전까지 7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8명 외에 영업점 근무자 중에서 추가 확산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어 지난 2일 서울 종로5가역 근처에 위치한 AXA손해보험 콜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AXA손해보험은 "건물 11층 콜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원 1명이 어제 저녁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오늘 아침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감염된 상담원은 가족 중 감염자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종로구 김상옥로 30) 11층에 있는 콜센터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자택에서 입원을 대기하고 있다.

AXA손보는 같은 건물 5층에도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나온 11층 근무자 74명과 5층 근무자 40명은 검사 후 자가 격리 상태로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AXA손보는 "상담원의 확진 판정 사실을 인지한 후 콜센터가 입주한 11층과 5층 모두 폐쇄했다"며 "2개층 근무자 114명은 앞으로 2주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XA손보가 근무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내부 직원의 고발이 나왔다. AXA손보 종로센터 근무자로 현재 자가 격리 중이라고 밝힌 A씨는 "서울시가 제시한 콜센터 근무지침이 철저히 지켜졌다는 본사의 설명은 운영 실상과 다르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종로센터는 구로구 에이스생명보험 콜센터에서 대형 집단감염이 발생한 후 근무자 간격을 한 칸씩 띄워 지그재그로 배치했지만 지난달 초 정부가 '생활 방역'으로 전환한 뒤부터 이전처럼 근무했다.

또한 직원 사이 분리벽도 업계의 다른 콜센터와 달리 근무자의 3면을 완전히 감싼 형태가 아니라 얼굴 부분만 가리는 판을 세웠을 뿐인 데다가 재택 근무도 모두 출근 근무로 전환했다. 특히 A씨는 아침에는 좁은 회의실에 센터 직원 수십명을 소집해 조회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AXA손보 관계자는 "방역 관련 서울시에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있고 점검 횟수도 정해져있기 때문에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며 "점검 시 서울시에서 가림막을 투명 아크릴로 교체하는 것을 권유해 회사 측에서도 고려하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AXA손보는 현재 임시 가림막으로 하드보드지를 사용하고 있다. 사이즈 변경을 쉽게 하기 위함이었단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근무자들의 정수리간 간격이 1m 이상이여야 한다"며 "공간이 좁아 근무자간 거리가 95cm밖에 나오지 않을 때는 해당 공간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재택근무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보험사들은 추가 감염 확산 우려에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며칠 새 수도권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어 수도권에 위치한 콜센터들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몰라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최대한 정부 지침에 따라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직원들에게도 주의를 주고 있지만 회사 밖에서의 생활까지 일일이 관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