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황당한 사이드카'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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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황당한 사이드카'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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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4월 29일 0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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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서 선물 한 계약으로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황당한 사례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으나 아무런 개선책이 나오지 않아 한국거래소의 글로벌 금융허브 구축은 헛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40분께 코스닥시장 선물가격 급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당시 코스닥 스타선물 6월 물이 전날 종가인 1,280.00보다 80.00포인트(6.25%) 급락한 1,200.00에 한 계약이 체결되고 나서 1분이 지날 때까지 매매가 없자 갑자기 비상 경보음이 울린 것이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코스피), 6%(코스닥) 이상 변동해 1분간 지속할 때 내려진다.

이후 현물시장의 코스닥지수는 1.09%의 하락 상태에서 낙폭을 확대해 26.60포인트(5.26%) 급락한 479.37에 마감했다. 하락률은 지난 1월 15일 -5.84% 이후 두 번째로 컸다.

황당 사이드카 발동은 어제 오늘의 일의 아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 19건 가운데 4건이 선물시장에서 체결된 한 건의 계약 때문이었다. 올해 첫 사례인 2월6일에도 거래된 계약은 한 건에 불과했다.

선물시장이 급변할 때 현물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한다는 사이드카의 본래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사례가 해마다 빈번하게 발생한 것이다.

이런 현상의 근본 원인은 코스닥 선물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장 욱 연구원은 "사이드카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코스닥 스타지수 선물시장의 거래가 너무 없기 때문이다. 장내 2부시장처럼 인식되는 스타선물 지수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지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스타선물 지수가 몇백 계약 이상일 때만 사이드카를 발동한다든지, 아니면 현재의 하락폭 6%를 8%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거래소는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이 시장 현실과 동떨어져 역효과만 낸다는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답변할 뿐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사이드카가 시장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발동기준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하고 있으며 연구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어 조만간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방만경영과 모럴헤저드 등이 불거져 공공기관 지정 문제가 논의되자 정부에 대한 협박을 서슴지 않았던 거래소가 금융위 때문에 후진적인 사이드카 시스템을 고치지 못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무사안일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동안 공언해온 글로벌 금융허브 구축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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