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명품'은 불티나는데…소주 라면은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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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명품'은 불티나는데…소주 라면은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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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에 명품이 '불티'나고 소주와 라면이 덜 팔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불황기에는 열등재의 소비가 늘고 명품 소비가 줄어드는데 최근에는 그와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은 31일 서울 관악평생학습센터에서 '불황기의 소비트렌드 변화'라는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소득이 감소하는 불황기에 판매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열등재인 소주와 라면, 햄버거 등에 대한 소비가 최근 '웰빙 열풍'으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올해들어 불황기에 보이는 일반적 소비공식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를 '트렌드에 따른 이상 소비행태'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최근 열등재의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한 자녀 갖기' 풍조가 확산하면서 백화점의 '명품' 유아용품 판매가 5배 이상 폭증했다.

 '나홀로족(族)'과 노령인구 증가로 '1인 사용형' 소형제품이나 장노년층 전용상품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느는 것도 이상 소비행태의 일례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는 불황기에도 트렌드나 유행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인터넷이 일반화됨에 따라 앞으로도 소비행태 분석에 있어 트렌드는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불황기에는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사람들의 소비 욕구가 건재하기 때문에 실제 소비량은 줄어들지 않는다"며 "다만 소비행태가 바뀌면서 전반적인 변화가 진행된다"고 주장했다.

불황이 시작되면 처음에는 소비욕구가 위축되면서 소비가 줄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보는 방식으로 소비 행태를 변화시키며 현실에 적응한다는 것이다.

그는 불황으로 소득이 감소하더라도 소비를 한꺼번에 줄이기는 어렵다는 '소비의 톱니효과'와 한쪽에서 감소한 지출을 다른 쪽에서 만회하려 한다는 '풍선효과'를 이를 뒷받침하는 소비이론으로 제시했다.

비싼 옷을 사입는 대신 저렴한 립스틱으로 기대하는 효과를 내려 하거나 값비싼 해외여행 대신 주말마다 백화점 쇼핑을 즐기는 경향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현 불황기에도 알뜰 소비나 화려한 색상, 복고풍을 선호하는 경향은 여전하지만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독특한 소비현상이 자주 눈에 띈다"며 "앞으로도 사람들의 소비행태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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