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오비맥주…신규 마케팅으로 '변화'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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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오비맥주…신규 마케팅으로 '변화' 모색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2월 04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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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영업통 신임 사장 발령, 좌천성 인사∙강제적 희망퇴직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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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하이트진로 '테라'의 추격으로 기로에 선 레귤러 맥주 시장 1위 오비맥주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내년 1월 1일자로 신임 사장을 선임한 것을 두고 실적 하락에 따른 인사라는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오비맥주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앞으로 '카스'를 국민맥주로 만들기 위한 마케팅에 매진할 방침이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워 2012년부터 국내 맥주 시장에서 점유율 60% 가량의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하이트진로 테라의 돌풍으로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증권가는 오비맥주의 올해 3분기 국내 판매량은 최소 1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점유율도 기존 55~60%에서 올 2~3분기 5~6%포인트 하락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비맥주의 모회사 AB인베브가 동아시아 지역을 묶어 홍콩 증시에 상장한 '버드와이저 APAC East'의 판매량과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6.6%, 47% 감소한 데서 추측한 규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비맥주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1년여만에 또 다시 실시해 의문을 낳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2009년 11월 30일 이전에 입사한 근속 10년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퇴사자 규모는 50여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놓고 노조 측은 '회사의 일방적 통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오비맥주는 이에 대해 장기 근속자가 좋은 조건으로 퇴사할 수 있도록 매년 공지를 띄우기로 한 것이었으며 정기적인 희망퇴직에도 직원 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오비맥주는 2017년 4월과 11월, 지난해 9월 희망퇴직을 연달아 실시했다.

이 가운데 내년 1월 1일자로 부임하는 벨기에 출신의 벤 베르하르트 신임 사장이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벤 베르하르트 신임 사장은 2001년 AB인베브에 입사해 벨기에 영업 임원, 룩셈부르크 사장과 남유럽 지역 총괄 사장을 거쳐 현재 남아시아 지역 사장을 역임해 온 '영업통'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벤 베르하르트 신임 사장이 카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수입맥주 판매량 제고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내년 말까지 카스 출고가를 4.7% 인하해 기존 소비층 이탈을 막기로 했다. 광고 모델로 개그맨 김준현과 에이핑크 손나은을 동시 발탁해 온·오프라인 홍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1952년 탄생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맥주 브랜드 'OB'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OB라거' 뉴트로 제품도 지난 10월 출시했다.

이 제품은 당초 가정용 355ml 캔 제품으로만 출시됐지만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11월 중순부터 유흥시장으로 채널을 확대했다. 일반 음식점용 500ml 병맥주는 내년 1월 말까지 강남, 신촌, 홍대, 건대 등 서울 시내 주요 상권에서 한정 판매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테라가 기존 하이트와의 '세대 교체'를 잘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카스의 판매량이 깎이지는 않았다"며 "현 브루노 사장은 아프리카 대륙 CMO(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이동하는데 이는 승진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스를 국민 브랜드로 만들어 미국에 버드와이저, 중국에 칭따오가 있다면 한국에는 카스가 있다는 것을 확고히 하는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며 "OB의 경우 존재감이 줄어들긴 했지만 장수 브랜드고 리미티드 에디션의 반응이 좋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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