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아닌 인싸'…은행장들 '이색 소통', 직원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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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아닌 인싸'…은행장들 '이색 소통', 직원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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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관람·치맥·삼겹살에 소주도 함께 즐겨…격의없는 모습에 직원들 '반색'
▲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직원들의 프로야구 관람(왼쪽), 지성규 KEB하나은행장과 직원들의 호프미팅
▲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직원들의 프로야구 관람(왼쪽), 지성규 KEB하나은행장과 직원들의 호프미팅
[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시중은행장들이 최근 직원들과 이색적인 소통 행보를 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해왔던 영업현장을 방문해 격려하는 모습이 아닌 함께 프로야구를 관람하기도 하고 호프집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등 격의없는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달 25일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 스카이박스에서 일선 직원들과 함께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했다. 이 행장은 직원들과 치맥을 함께 먹으며 경기를 관람했고,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 직원들과 같이 환호하고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등 격의없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 행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매월 정기적으로 '은행장과 함께(With CEO)'를 진행해 직원들과 소통의 자리를 가져왔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레저 체험행사를 함께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 행장과 야구를 함께 관람했던 연신내지점 조성민 계장은 "야구장에서 은행장님과 함께 소통하며 힐링할 수 있었던 색다른 경험이었고, 농협은행 직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준 만족스러운 행사였다"고 말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지난달 1일 '은행장과 함께하는 소통과 공감' 생방송 간담회를 개최하고 직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전국 영업점에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형식적인 간담회에서 탈피해 은행장에게 묻고 싶은 이야기, 은행장이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등이 대화의 주를 이룬 가운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또한 지 행장은 간담회 이후 인근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직원들과 치맥을 함께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한 직원이 "본점 도서관과 피트니스센터의 24시간 이용을 희망한다"고 건의하자, 지성규 은행장은 "좋은 시설을 보다 많은 직원들이 오랜 시간 더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은 매우 좋은 생각이다"며 즉석에서 흔쾌히 수락하기도 했다.

▲ 김도진 IBK기업은행장과 직원들의 삼결살 번개모임(왼쪽), 이동빈 Sh수협은행장과 직원들의 아침식사
▲ 김도진 IBK기업은행장과 직원들의 삼겹살 번개모임(왼쪽), 이동빈 Sh수협은행장과 직원들의 아침식사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직원들과 저녁 번개 모임을 수시로 갖고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일 오전 은행 내 인트라넷에 당일 즉석 만남을 제안하고 선착순으로 참여를 희망한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

특히 지난해 6월 직원들과 넥타이를 풀고 삼겹살을 먹었던 사진은 화제가 됐다. 김 행장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지방에서도 올라온 직원이 있을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동빈 Sh수협은행장도 지난해 9월 직원들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상설전시관을 견학하고 선조들이 남긴 문화재의 우수성을 직접 체감하는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했다. 박물관 관람 후에는 직원들과 호프미팅을 통해 친밀감을 높이고 자유롭게 소통했다.

또한 이 행장은 수시로 영업점 일선 직원들과 아침식사를 함께 하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있다. 지난해 아침식사에 함께 했던 삼성동지점 정미미 대리는 "행장님 참석행사라 조금 긴장 했는데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예상 외로 쿨한 행장님의 매력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보수적인 업무관행이 팽배했던 은행권에서 은행장들이 시대적 흐름에 맞춰 스스로를 낮추는 모습에 직원들은 반색하고 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은행장과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장이 현장경영이라고 영업점에 방문하면 솔직히 더 부담스럽고 불편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은행장과 외부에서 자유롭게 만나게 되니 고충도 편하게 말할 수 있고 은행장의 진솔한 모습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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