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국민차' 쏘나타 마케팅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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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국민차' 쏘나타 마케팅 관전 포인트는?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3월 08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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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맞서 상품성 강화, 국내 소비자에 어필…판매 비중 큰 택시모델 출시 여부에 '촉각'
▲ 현대자동차가 이달 정식 출시하는 8세대 쏘나타 전면부.
▲ 현대자동차가 이달 정식 출시하는 8세대 쏘나타의 전면부.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그간 '국민차'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소나타의 차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최근 국내·외에서 쏘나타 판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현대차가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칠 지에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6일 8세대 쏘나타의 실내·외 디자인과 세부 사양 및 일부 가격을 공개했다.

신형 쏘나타에는 미래차 콘셉트카 '르 필 루즈(Le Fil Rouge)'를 토대로 한 신규 디자인이 적용됐고 제원 일부가 확장된 동시에 스마트키, 내장형 블랙박스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됐다. 또 현대·기아차의 신규 엔진 스마트스트림과 3세대 차량 플랫폼이 도입돼 전작 대비 내실을 강화했다. 가솔린, LPG, 하이브리드 등 3가지 방식의 동력기관을 장착한 4가지 라인업이 출시된다. 가격은 가솔린 2.0 모델 기준 2346만~3289만원 수준이다.

현대차는 오는 11일 신형 쏘나타의 사전계약을 개시한 뒤 서울 모터쇼가 개막하는 29일 이전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이미지를 처음 공개한 날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 자동차 행사인 '제네바 모터쇼' 개막 바로 전날이다. 현대차는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내세울 신차 라인업이 없어 불참한다. 대신 모터쇼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기 전 신형 쏘나타를 선제적으로 공개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각인시킬 계획이다.

서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제품 실물을 공개하는 전략도 차량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은 국내 소비자에 어필하려는 취지가 담겼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쏘나타 마케팅에 공들이는 이유로 고객들로부터 받는 큰 관심 외에 최근 실적이 부진한 점이 꼽힌다.

작년 쏘나타 내수 판매량은 전년(8만2703대) 대비 20.4% 감소한 6만5846대로 집계됐다. 2017년 7세대 부분변경모델 '쏘나타 뉴라이즈'가 대폭 변경된 외관 디자인과 강화한 상품성으로 호응을 얻은 뒤 지난해 들어 수요가 한 풀 꺾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2016년 판매량인 8만1764대과 비교해 이듬해 939대 늘어난데 불과한 점은 쏘나타의 국내 위상이 다소 약해졌음을 시사한다.

신형 쏘나타에 대한 시장 반응은 일단 우호적이다. 보배드림 같은 자동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신형 쏘나타의 실내외 디자인이나 옵션에 대한 호평과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보배드림 게시판을 통해 "디자인 뿐 아니라 옵션에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가 이뤄진 점에서 혁신이 느껴진다"며 "그러다보니 취향이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도 있지만 과거 인기를 모은 모델이 출시된 초기 시장 반응과 비교할 때 동급 선두 입지를 굳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에 보급형 모델로서 시장 수요를 충족시켜온 쏘나타가 이번 모델에서 고급화 이미지를 도모하는 점은 현대차의 난제로 떠올랐다. 쏘나타의 기존 포지션과 이번 전략이 다소 상충해 고객이 체감하는 브랜드 정체성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두 차례 사내 공지를 통해 임직원과 딜러 등 관계자들에게 신형 쏘나타의 택시 모델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패밀리카로서 쏘나타를 홍보해왔지만 SUV와 상위급 차량으로 패밀리카 수요가 옮겨지는 추세가 나타남에 따라 기존 브랜드 전략이 더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신형 쏘나타의 고급스러우면서도 대중적인 출고가를 앞세워 가족 단위 고객보단 젊은 연령대 고객과 솔로 고객을 타깃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간 쏘나타가 택시를 비롯한 영업용 모델로 더 큰 성과를 거둔 점은 역설적인 부분이다. 현대차가 영업용으로만 판매하고 있는 쏘나타 LPG 모델의 판매량은 작년 3만7033대로 쏘나타 전체 실적의 56.2%를 차지한다. 개인택시 사업자들이 종종 가솔린 모델로도 사업을 실시하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용 판매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는 셈이다.

신형 쏘나타가 택시용으로 판매하지 않을 경우 현대차가 의도한대로 차량의 희소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연간 택시 교체 수요를 감안할 때 실적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배기량 2400cc 이하 차량을 운행하는 택시 사업자들이 새로 등록한 택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기간(차령)은 사업 종류(개인·일반)에 따라 4~7년에 달한다. 이에 따라 택시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매년 4만~5만대 규모의 택시가 교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쏘나타를 택시용으로 판매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알짜배기 시장'을 놓치는 셈이다.

신형 쏘나타가 고급 감성을 노릴 뿐 아니라 일부 제원이 확장된 점은 다른 현대차 모델에 수요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형 쏘나타의 부위별 제원 가운데 앞·뒷바퀴간 거리(축거)와 세로 길이(전장)가 각각 2840㎜, 4900㎜로 전작 대비 35㎜, 45㎜씩 연장됐다. 쏘나타보다 한 급 위인 그랜저(2019년형)의 축거(2845㎜) 및 전장(4930㎜)과 비교해 가시적인 차이가 없다. 두 차량을 구분하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가 실내 공간 규모인 점을 미뤄볼 때 두 모델의 경계가 다소 모호해진 셈이다.

현대차는 아직 신형 쏘나타 정식 출시일을 앞두고 있어 마케팅 전략이나 향후 판매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쏘나타와 그랜저 두 모델이 현대차 라인업에서 담당하는 시장 포지션은 충분히 구분돼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가 정식 출시되는 시점에 향후 마케팅 및 판매 전략 등 세부적인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면서도 "그랜저와는 다른 고객층을 대상으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판매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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