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사드 악몽'…아모레퍼시픽, 돌파구 못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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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사드 악몽'…아모레퍼시픽, 돌파구 못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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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확대 등 중장기적 전략 전개…단기간 가시적 성과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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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송가영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6분기 만에 실적 반등을 이끌어냈지만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해결되지 않는 사드 여파로 다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화장품 계열사들도 영업이익이 줄줄이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756억원, 이니스프리는 14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29% 감소했다.

특히 글로벌 뷰티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신경쓰고 있는 해외시장에서도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3분기 해외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26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472억원으로 5% 증가했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에 이은 헤어, 바디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출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등 전반적인 판매관리비 규모가 확대되며 수익성이 둔화됐다"며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 및 차별화된 고객 경험 강화를 추진해 내년도 국내외 사업이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업 확장 및 투자, 파격적인 인사 단행 및 조직 개편, 해외시장 진출과 같은 전략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수준일 뿐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사드 배치 문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6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추락하자 새로운 중장기적 사업 방향 로드맵을 제시하며 광폭행보를 보였다.

먼저 지난 9월 뷰티 솔루션 전문 매장인 아리따움을 강남점을 시작으로 소비자 체험형 매장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강남점 아리따움의 소비자 반응을 살핀 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달에는 브랜드 마케팅, 영업 등 각 분야의 역량을 집중하고 유통 채널 대응 강화를 위해 조직 체계도 새롭게 설계했다.

해외사업은 아시아권과 미국, 유럽 등 진출 국가를 확대하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이외에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 에뛰드, 이니스프리, 라네즈 등의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화장품 편집샵 '세포라' 등에 이니스프리와 라네즈의 출점 수를 확대하고 있다. 오세아니아에는 지난 3월 라네즈, 6월 이니스프리, 9월 아모레퍼시픽이 차례로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사드 문제로 중국에서의 입지가 급속도로 축소된 부분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여전히 뼈아프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니스프리를 중국 내 3~4성급 도시로 진입시켜 입지를 키우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올해 안에 가시적인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업계선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중국 내 영향력 있는 업체와의 인수합병(M&A) 추진을 꼽는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시아, 북미, 오세아니아 등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시장에 정착하고 인지도를 넓힐 때까지 최소 3년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이미 조성된 중국시장 회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을 확대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의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고무적이지만 현재 조성된 시장을 버릴 수도 없다"며 "북미 시장에 정착하기 전까지 중국 시장이 현재까지 가장 큰 상황인 만큼 되살릴 수 있는 대책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의 입지가 최소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모레퍼시픽을 찾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아 중국 내의 입지가 비교적 넓은 업체와 인수합병을 재도약 발판으로 활용하면 반등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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