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한화면세점, 영업 시간 앞당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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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라·한화면세점, 영업 시간 앞당긴 이유는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4월 27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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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일찍 문 열어 '큰 손' 중국 보따리상 잡는다

▲ 사드 보복을 떨쳐내기 위한 시내 면세점들의 영업시간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 사드 보복을 떨쳐내기 위한 시내 면세점들의 영업시간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주요 시내 면세점 3곳이 최근 영업 시간을 30분씩 앞당겼다. 특정 품목을 구매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는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을 겨냥한 전략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내달부터 제주점 영업시간을 30분 앞당긴 오전 9시 30분~오후 7시로 변경한다.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도 영업시간을 30분씩 당긴다. 서울점은 지난 23일부터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8시30분에 닫기 시작했다. 제주점은 내달부터 오전 9시30분~오후 7시로 조정한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운영하는 갤러리아면세점63은 지난 16일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8시30분~오후 8시로 조정했다.

시내 면세점들은 고객 수요 또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시간을 조정해왔다. 면세점은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과 달리 영업시간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움직임이 지난해부터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즈음부터 여러 시내면세점들이 영업시간을 조정했다.

신세계면세점은 같은 달 명동점과 부산점 개점 시간을 30분씩 앞당겼다. HDC신라면세점 용산점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초 심야면세점을 앞세웠던 두타면세점은 새벽 2시였던 폐점 시간을 자정으로 조정했다. 현재는 밤 11시까지 줄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시간을 조정하면서 보따리상을 아예 배제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직원들의 요구나 매장이 위치한 지역 등을 고려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드 후폭풍이 정상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면세점 매출이 고공행진을 달리는 원동력이 보따리상에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역대 최고수준인 15억6009만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매출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90% 증가한 12억6000만달러였다. 외국인 1인당 평균 구매액은 사상 최고 수준인 801달러였다.

실제로 아침 일찍 시내 면세점을 들르면 대형 캐리어를 들고 줄을 선 중국인 보따리상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보따리상들은 한국에서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에서 웃돈을 받고 파는 '리셀러'들이다.

이들은 주로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또는 궐련형 전자담배 등을 대량 구매해간다. 하지만 매장 별로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 때문에 제품이 동나면 더 이상 매장에 체류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오후에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하지만 보따리상을 모셔오기 위해 면세점들이 여행사에 송객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출혈 경쟁'이 이어져 수익을 갉아먹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의 구매가 집중되는 품목에 대해선 송객수수료율을 낮추고 구매가 약한 품목은 송객수수료율을 올려 수익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며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 수가 상승세로 전환된 점도 수 개월 내 회복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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