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 '조직적 계획범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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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화재 '조직적 계획범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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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도용' 말바꾸기 점입가경… 보소연 "이상하다"

"동부화재 내부에서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누군가가 입막음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

 

동부화재의 최근 고객정보 무단도용 사건(본보 13, 14일자 참조)'조직적 계획범죄' 의혹에 까지 다다르고 있다. 논란이 잦아들기는커녕 시간경과에 따라 오히려 배가되고 있는 모양새다.     

 

<컨슈머타임스>에 자체 조사결과를 전달키로 했던 동부화재 측은 업계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명쾌한 해명 없이 텔레마케터(TM)의 단순 실수라는 일방적 결론을 내렸다. 내부적으로 확인된 사건 정황을 일부 수정하는 행태도 보였다.

 

보험소비자연맹(이하 보소연) 측은 동부화재의 이 같은 '이상행동'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 A씨도 아닌 이번 사건 주도한 '3의 인물' 미궁

 

동부화재 측은 그간 이번 사건을 애써 축소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13"김모씨(피해자)의 명의를 도용한 동부화재 설계사 A씨가 김씨의 어머니로 밝혀졌다""단순한 그런(명의도용 사건) "이라고 말했다.

 

가족들간의 의사소통부재로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던 그는 14"A씨는 (사건발생 이전) 이미 퇴사했다""A씨와 김씨 모두 이번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김씨의 명의가 도용된 시점은) 김씨가 가입돼 있던 기존 보험상품이 갱신되는 시기였는데, 이를 담당하는 TM (김씨의) 결제카드 정보를 실수로 잘못 보고 (갱신을) 진행했다""이 때 김씨의 명의가 도용된 것처럼 된 것"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주장도 펼쳤다.

 

이번 사건은 기존 보험상품 갱신과 무관한 '신규' 등록과정이었다는 점 명의도용을 통해 가입된 보험상품이 김씨가 아닌 '3'의 명의였다는 점 동부화재에서 사용한 적도 없는 김씨 명의의 신용카드가 활용됐다는 점 등이 의문의 핵이다.

 

이 관계자의 발언 중 그 어느 것 하나도 이와 연관됐거나 설명되는 항목이 없다.  

 

기자의 질문이 거듭되자 그는 "나중에 보험계약자와 카드명의자가 다른 것을 (동부화재본사가) 확인한 뒤 보험상품 가입을 취소했다""김씨에게 2~3차례 전화를 걸어 동부화재의 잘못을 사과했음은 물론 정신적 물질적인 피해보상을 해주는 쪽으로 합의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한 것 아니냐"고 수 차례 되물은 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 같은 상황을 접한 보소연 측에서는 실소가 새 나왔다. 동시에 동부화재 측이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누군가가 입막음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보소연 관계자는 "김씨가 동부화재에서 사용했던 카드도 아니고 전혀 다른 카드가 결제수단으로 사용됐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범죄에 해당된다""텔레마케터 개인의 실수라는 말 자체는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힐난했다.

 

그는 "TM이 가지고 있는 개인정보는 회사가 제공한 기존 가입자 자료에 지나지 않는다""동부화재 측이 불법으로 유령회사를 통해 개인정보자료를 구매하지 않은 이상 김씨 소유의 다른 카드 정보를 동부화재가 가지고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동부화재가 이 같은 행각을 벌였다는 가정하에, 그 자료에는 동부화재에 없는 김씨 명의의 온갖정보가 들어있었을 수 있다는 부연이다.  

 

실제 과거 보험업계에서는 개인정보가 건당 10~20원씩 매매됐었으나 근래 들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보험가입 단계를 역순으로 추적하면 김씨 명의를 도용한 설계사가 누군지 알 수 있을 뿐더러 김씨의 카드정보를 취득한 정황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동부화재 내부에서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한 누군가가 입막음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소비자 일각에서는 동부화재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는 의견이 나왔다.

 

직장인 장모씨는 "생채기가 썩어 고름이 나오고 있는데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꽁꽁 싸매고 있는 형국"이라며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는 만큼 동부화재 측이 적극적으로 결자해지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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