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서 엔진 꺼지나...먹구름만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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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서 엔진 꺼지나...먹구름만 '잔뜩'
  • 김동호 기자 news4u@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9월 12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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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법인, 차량판매 감소에 합자사와 경영 갈등
▲ 현대차의 베이징 2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연합)
▲ 현대차의 베이징 2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연합)

[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중국 내 사업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조치 이후 현지 판매량이 급감한 데다 중국 현지법인(BHMC, 이하 베이징현대차) 지분의 절반을 가지고 있는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의 경영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기차는 현대차가 한국 부품업체 위주의 경영을 통해 베이징현대차의 이익 중 상당 부분을 빼돌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와 관계사인 현대위아 등이 주요 타깃이다.

베이징기차는 베이징현대차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에서 납품받는 부품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익을 빼돌리고 있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 중국 현지업체로 부품업체들을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베이징기차는 최악의 경우 현대차와의 합자경영을 끝내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부품업체를 통해 이익을 빼돌린다는 주장은 근거없는 악의적 보도라고 반박했다. 또한 성급하게 부품업체를 중국 현지업체로 바꿀 경우 기술력 격차 등으로 인해 자동차 품질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팽팽한 만큼 베이징현대차의 경영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해 50대 50의 합자회사 형태로 이익을 나누는 구조로 출발할 당시부터, 밸류체인을 통해 부가가치(이익)을 취해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중국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올리고, 기타 해외시장에선 저수익으로 대응해 균형을 맞춰온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현지업체로 부품 공급업체가 대거 교체될 경우, 현대차는 물론 국내 부품사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베이징기차의) 이번 압박으로 베이징현대차 부가가치 흐름의 변화가 생긴다면 국내 부품사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최근 현지 판매량 감소 등으로 인해 부품사들의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만약 부품사들의 경영상황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다시 현대차의 부품 수급 상황에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의 입장에선 국내 부품사들의 어려움을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현대차는 더욱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베이징기차가 강경한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경우 베이징현대차의 운명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쪽에서 이번에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하다"며 "현대차의 중국 내 생산시설 가동률이 크게 하락해 현대차와 납품업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잘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지난 달 중국 내 자동차 판매는 6만106대로, 전년동기 대비 35% 가량 급감했다.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월 판매량이 6만대를 넘었지만 과거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중국 사업은 2분기가 저점이 될 것"이라면서도 "L자형의 느린 회복세가 예상돼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중국 내 사업 안정화를 위해선 부품공급사 운영과 관련해 합작사인 베이징기차와의 원만한 의견조율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베이징현대차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3880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 4673억원의 흑자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8553억원이나 이익이 줄어든 셈이다. 현대차의 지분법이 50%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1940억원 규모의 지분법 평가손실이 반영된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현대차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걷고 있다. 지난 5월 말 17만원 넘게 거래됐던 현대차 주가는 3개월 사이 13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월간 변동률을 기준 4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지난 11일 현대차 주가는 13만5000원에 마감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일 현대차 주식을 팔아치웠다. 실제 지난 5월 말 46.21%를 보유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8일 44.63%까지 지분율을 줄였다. 주식수로는 349만주 가량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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