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신설선, 경전철 잔혹사 피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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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신설선, 경전철 잔혹사 피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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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후 승객수 예상치 절반, 무임승차율 40% 육박…"아직 판단은 일러"

▲ 우이신설선 개통일 오전 이용객들로 붐비는 북한산우이역 승강장
▲ 우이신설선 개통일 오전 이용객들로 붐비는 북한산우이역 승강장(사진=연합)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서울 최초의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우여곡절 끝에 착공 8년여 만에 개통되면서 당초 예상한 수익성을 달성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통 초반인 현재로선 승객 수가 예상치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데다 무임승차 비율이 40%에 육박하는 걸로 나타났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시는 수익성을 논하기엔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 서울시 첫 경전철 우이신설선…착공 후 8년 '우여곡절' 끝 운행 개시

우이신설선이 지난 2일 정식 개통됐다. 2003년 최초 사업제안서 제출일로부터 약 14년 만이며 2009년 착공으로부터는 8년 만이다.

우이신설선은 서울시 최초의 경전철이자 첫 완전자동무인 시스템 열차다.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총연장 11.4km의 노선에 13개 정거장과 차량기지∙종합사령실 각 1개소로 구성됐다. 전동차는 2량씩 총 18편성이 마련됐다. 총 사업비 6465억원이 투입됐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2007년 5월 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지정됐다. 컨소시엄은 포스코건설(27.29%), 대우건설(20.31%), 고려개발(14.33%), 포스코아이시티(10.90%), 두산건설(10.47%), 한진중공업(5.35%), 원하종합건설(4.07%), 현대로템(4.00%), 삼안(2.00%), 흥용종합건설(1.28%) 등 10개사로 꾸려졌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같은 해 11월 우이신설경전철주식회사 법인을 설립하고 2009년 9월 착공했다. 지난달까지 시설물 공사와 열차시험운영을 마무리하고 이달 2일 경전철을 개통했다.

대우건설이 북한산우이∙솔밭공원∙4.19민주묘지 정거장의 1공구를, 두산건설이 가오리∙화계∙삼양∙삼양사거리에 걸친 2공구를 각각 시공했다. 솔샘∙북한산보국문∙정릉의 3공구는 고려개발이, 성신여대입구∙보문∙신설동 등 환승정거장이 포함된 4공구는 포스코건설이 각각 시공을 맡았다. 전동차는 현대로템이 제조했다.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시행되는 우이신설선은 소유권이 서울시에 있으며 시행사인 우이신설경전철㈜이 준공 후 30년간 운영권을 보유한다.

개통 전 우여곡절도 많았다. 노선이 지나는 산 주변으로 예상 못한 암반이 드러나는 등 난항이 펼쳐지면서 공기가 지연됐다. 3공구를 시공한 고려개발이 2011년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상황은 더 악화됐다.

손실이 커지자 시행사는 서울시와 손실분담∙운영수익 등 문제를 두고 갈등하다가 급기야 작년 8월 공사를 중단했다. 공기 지연과 예상수요 감소 예측 등으로 수익성을 우려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은 자금 공급을 끊었다. 이 과정에 의정부경전철이 파산하면서 불안이 고조됐다.

결국 서울시는 우이신설선에 구제금융을 적용, 자금재조달로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 덕분에 시행사는 국민은행 등 리파이낸싱 대주단으로부터 3850억원의 자금 재조달에 성공했다. 자금재조달로 기존 6~7% 수준이던 금리가 3.5%까지 낮아졌고 사업 정상화에 탄력이 붙었다.

◆ 결국 개통했지만 목표 수익 달성 '불투명'…"최소 1년은 지켜봐야"

우이신설선이 개통된 이후 주요 관심사는 수익성이다.

이런 잡음 속에서 무기한 연기되거나 적자철인 의정부경전철∙용인에버라인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던 만큼 우이신설선의 운영 실적에 쏠린 관심은 남다르다. 우이신설선 성공 여부에 위례신사선∙동북선 등 현재 추진중인 서울시내 다른 경전철의 생사가 달려있기도 하다.

개통 초반이지만 시장에선 벌써 수요예측과 관련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우이신설선 이용객은 예상치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이신설선 일평균 이용객 수는 6만명 정도다. 개통 후 첫 주말에 승차객 8만4743명과 환승유입객 3만2442명 등 총 11만7185명이 우이신설선을 이용했다. 평일인 지난 4~5일에도 각각 5만~6만명이 우이신설선을 탔다.

시와 시행사 측은 당초 편성당 평균 혼잡률을 150%(237명) 수준으로 예상했다. 일 운행 횟수가 516회인 점을 감안하면 일 평균 12만~13만명 정도가 우이신설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의미다. 향후 승객수가 2배 늘지 않는 한 뻥튀기 수요예측 비판이 쏟아질 게 뻔한 상황이다.

무임승차라는 변수도 우이신설선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 주말 이틀간 우이신설선 무임승차 비율은 각각 40%에 달했다. 환승 승객을 뺀 순수한 우이신설선 승객 10명 중 4명이 요금을 안 낸 셈이다. 주말이라 노인 등산객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이신설선이 지나는 지역에 노년인구가 많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어느 정도 이런 우려를 예상한 시행사는 지난해 사업재구조화를 요구하면서 운영권을 시가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는 실제 운행을 해보고 수익성을 파악한 뒤 관련 문제를 논의하자고 일축했다. 그리고 수익성을 논하려면 충분히 더 운행을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통 초기라 홍보가 덜 된 데다 해당 구간에 버스 등 대체 수단이 많아 아직 이용객 수가 예상에 못 미친 것"이라며 "다른 지하철 노선에서도 그랬듯 최대 수요치에 도달하기까지 최소 1년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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