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주유소 급증… 가계부담 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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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주유소 급증… 가계부담 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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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30여곳 신설…전국서 280여 곳 성업


주유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고객들이 직접 기름을 넣는 형태의 '셀프(Self) 주유소'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이는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기름값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느는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2008년까지 전국적으로 150여 곳에 불과했던 셀프주유소가 지난해 크게 늘어 현재 28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셀프주유소는 조금이라도 싸게 주유하려는 고객을 끌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자금력을 갖춘 정유사 직영점이나 대형 대리점들이 앞다퉈 설립에 나서는 추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동작구 사당동에 직영점인 '사당셀프주유소'를 열었다.

일반 주유소를 리모델링한 이곳은 주변 주유소보다 휘발유를 ℓ당 70원 정도 싸게 판매하고 있다.

인건비 등 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면 저렴한 기름값으로 일반 주유소보다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할 수 있어 매출이 20~30% 증가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까지 13개이던 셀프주유소를 28개로 늘린 데 이어 올해 안으로 총 50개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국내의 셀프주유소는 1990년대 중반 정유사들이 석유시장 자유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한 마케팅 기법으로 처음 도입했지만 주유서비스를 받는 것이 몸에 밴 고객들이 외면하는 바람에 활성화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5년 이후의 고유가 상황이 결정적으로 셀프주유소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엔 주유소 시장에 진출한 대형마트들이 가격을 낮추려고 셀프주유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충북 청원의 남이농협이 'NH-Oil' 브랜드로 셀프주유소를 개장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가장 많은 셀프주유소를 운영하는 곳은 GS칼텍스다.

이 회사는 2005년부터 셀프주유소 사업을 본격화해 현재 전국적으로 142곳에 셀프주유소를 두고 있다.

GS칼텍스가 직영하는 셀프주유소 가운데는 서울 관악구에 있는 락성주유소가 월평균 8천 드럼 이상을 판매해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말까지 셀프주유소를 200여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가 전국에서 운영하는 SK에너지 주유소 중에는 현재 76곳이 셀프형이다.

2007년 9곳, 2008년 37곳에 그쳤던 점에 견줘보면 역시 급증세임을 알 수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셀프주유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지는 추세여서 시장 변화를 자세히 분석해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셀프주유소도 2007년 3곳, 2008년 9곳에서 지난해 26곳으로 늘었다.

개업을 앞둔 곳까지 합치면 현재 에쓰오일의 셀프주유소는 30곳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영국에선 셀프주유소 비율이 80~90%에 이르지만 국내에선 1만2천여 주유소 가운데 2%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편의시설을 향상시킨 셀프주유소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유소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프주유기 가격이 대당 3천만원에 육박한다"며 정유사나 대형 대리점이 운영하는 주유소가 아닌 자영주유소들은 셀프형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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