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그랜저 신차, 미국 출시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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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랜저 신차, 미국 출시 "전전긍긍"
  • 강승만 기자 eco@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2월 09일 0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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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IG 흥행 이면③] 택시 조기투입 이변에 '단종, 제네시스 편입?'
   
 

[컨슈머타임스 강승만 기자] 현대자동차가 신형 그랜저 개선 모델로 미국 시장 출시를 위한 특별한 신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 당시 초고장력강판 비율, 해외 시장 전략과 판매목표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내부적으로 엔진개선 등 상품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해왔다.

현대차는 사실상 내년 미국 등 북미와 글로벌 시장 출시를 위한 '특별한 신차'를 준비 중이면서도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아 '내수차별'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 내수시장은 '테스팅 베드'

최근 현대차는 앞서 결함이 보고된 구형엔진을 그대로 탑재한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면서 '최고의 완성도'를 내세웠다. 

현란한 수사와는 달리 현대차가 '완성도'를 뒤로하고 그랜저IG 국내  출시를 서두른 정황이 회사 내부 의사결정과정에서 드러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 출시 일정과 관련해 현대차 연구소에서는 '완성도' 구현을 위해 예정대로 12월 출시를 고집했지만 영업부서에서 10월 출시를 주장해 11월로 출시일정이 결정됐다.

현대차가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마케팅'을 위해 서둘러 신형 그랜저를 출시했다는 이야기다.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이정주 회장은 "출시 시점을 정해놓고 제품을 개발해도 출시 시점이 다가오면 늘 결함이 발생하는 게 산업 현장"이라며 "마케팅을 감안해 신차 출시 일정을 앞당겼다는 점에서 초기 결함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소비자가 사전 테스트 대상도 아닌데 현대차는 전부터 관행적으로 미국 출시 전에 국내 판매를 선행했다"며 "이번에도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을 토대로 초기 결함을 테스트한 후 이를 개선해 완성도와 상품성을 높인 제품을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 내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실제로 내부적으로 2.4 세타2 GDi엔진 등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관계자는 "내년을 목표로 그랜저에 탑재하는 세타2 GDi엔진 등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두른 내수 판매…그 배경은?

현대차는 최근 이례적으로 신형 그랜저를 택시로 조기 투입했다. 고급 세단 이미지 저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서 현대차의 다급함이 엿보인다. 하반기 내수 시장 점유율은 장기간 지속된 파업 등으로 인해 현대∙기아차를 합쳐서 50%후반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수익성 확대도 절실했다. 현대차는 2014년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8만㎡ 규모)를 감정가의 3배에 달하는 10조5500억원에 매입 했다. 해외 투자와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 디자이너 영입 등에도 많은 돈을 지출해왔다.

그랜저는 국내에서 중대형세단의 대표 모델로 현대차가 내수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카드였다. 

국내 시장 출시에는 마케팅과 수익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 반면 미국 출시에는 '최고의 완성도' 구현을 중요시 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에서 세타2 엔진 결함으로 22만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한 바 있다. 

♦ 미국 출시 안하나 아직 못하나

다분히 조급했던 국내 출시와는 달리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출시 당시 미국, 유럽, 호주를 해외 출시국에서 제외했다.

그랜저 판매량에 있어서 미국 시장은 국내 보다 더 형편없었다. 그랜저가 쏘나타와 G80 사이에서 미국 소비자에 외면을 받으면서 판매치는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올해 1~10월 미국에서 판매된 그랜저는 4134대였다. 같은 기간 쏘나타(LF)는 17만243대, 제네시스 G80은 2만1635대 판매됐다.

미국 출시를 미루는 것에 대해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내수를 '테스팅 베드'로 활용해 제품 완성도와 상품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5년 만에 내놓은 신형 그랜저를 미국 시장에 출시 하지 않을 리 없다"며 "현대차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내수 시장을 테스팅 베드 삼아 상품성과 완성도를 개선한 신형 그랜저를 미국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앞서 해외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에 특화된 모델" 도입을 말한 바 있다.

지난 10월 28일 미국 자동차전문 온라인 매체 '카스쿱(carscoops.com)'의 신형 그랜저(미국명 Azera)관련 기사에서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가 현대차의)기함모델로 해외시장에서 중요성을 감안할 때 현대차는 북미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한 미국에 특화된 모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며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그랜저 단종과 제네시스 브랜드 편입?

일각에선 미국에서 그랜저 단종이나 신형 그랜저 모델의 제네시스 브랜드 편입을 예측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G70을 출시하면 미국 시장에서 그랜저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며 "그랜저를 단종하면 현대차는 고급 트림이 없는 대중적인 브랜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출시를 한다면 '그랜저'가 아닌 G80 아래 트림으로 편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현대차가)그랜저를 제네시스 브랜드에 편입해 출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 한다면 그랜저와 제네시스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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