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은폐·연비조작···미쓰비시 '풍전등화'
상태바
결함·은폐·연비조작···미쓰비시 '풍전등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우의 車톡] 경차 4종 판매 중지-주가 큰 폭 하락 '치명상' 장기화 되나
   
 

[컨슈머타임스 김진우 기자]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지난 20일 일본 내수용 경차 모델 인증 연비를 조작했다고 시인하면서 '풍전등화'의 운명에 놓였습니다.

문제가 된 경차 4종의 판매가 중지된 데 이어 미쓰비시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번 미쓰비시차 연비조작 사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정한 행위입니다. 여기에 과거 결함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다 대형 사고를 양산한 전력까지 다시금 부각되면서 여론은 그야말로 '폭발' 직전입니다.  

◆ 결함 은폐하고 이룩한 성장 한 순간에 무너져

1870년 창립한 미쓰비시그룹은 일제시대 당시 강제로 우리나라 근로자들을 징용했습니다. 태평양 전쟁시절 일본 군수물자를 생산한 '전범기업'이라는 '주홍글씨'가 여전히 따라붙고 있습니다.  

일본 패망 이후 한국전쟁에서 미군에 군수물자들을 납품하면서 재기에 성공한 미쓰비시 중공업은 1970년 크라이슬러와 제휴 협약을 맺고 자동차 분야를 중공업에서 분리시킵니다.

중공업과 분리된 미쓰비시자동차의 출발은 좋았습니다. 특히 1980~1990년대 미쓰비시차는 신모델을 꾸준히 출시했고 '랜서에볼루션' 등 고성능 모델이 호평을 받으며 탄탄대로를 달렸습니다.

1980년대 이후 미쓰비시는 토요타·혼다 등 경쟁사와 비교해 신모델 출시가 늦었습니다. 경쟁력이 떨어져 갔음은 물론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미쓰비시차는 1970년대부터 자사 차량에 결함·불량 사례가 있는 걸 알면서도 리콜하지 않고 쉬쉬하다 뒤늦게 덜미가 잡히는 망신을 당했습니다. 2000년 상반기 회사 내부 고발자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사건입니다. 

그리고 2002년 미쓰비시 '후소' 트럭이 주행 중 타이어가 빠지면서 인도에 있던 모자를 덮치는 인명사고를 냈는가 하면, 브레이크 결함으로 트럭이 톨게이트와 충돌하는 사고도 연이어 일으켰습니다.

결함 관련 교통사고가 알려지면서 미쓰비시차의 기업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미쓰비시는 크라이슬러와 제휴 관계였는데 2004년 이후 크라이슬러와 결별 수순을 밟게 됩니다.

결함 은폐가 세상에 알려진 미쓰비시는 크라이슬러와 결별 후 입지가 점점 축소됐지만, 닛산과 제휴를 통해 닛산 '푸가'를 납품 받고 반대로 닛산에 자사의 경차 모델을 납품하게 됩니다.

미쓰비시차는 닛산과 제휴 이후 랜서에볼루션 등 고성능 모델들을 단종시키고 전기차 개발에 주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비 조작 사태로 미쓰비시차가 꿈꾼 재기는 물거품이 됐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 현대차와 미쓰비시차의 엇갈린 운명

미쓰비시는 현대차와 기술 제휴를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졌습니다. 현대차는 미쓰비시 기술을 바탕으로 △'포니' △'엑셀' △'스텔라' 등 독자 모델을 생산했습니다.

현대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독자 개발에 열중해 미쓰비시 기술 의존을 줄였고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세타 엔진은 거꾸로 미쓰비시차에게 로열티를 받고 기술 이전하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현대차는 미쓰비시차 기술을 토대로 자동차를 생산했고 해외 인지도 또한 떨어졌지만, 지금은 정반대가 됐습니다.

현대차는 끊임없이 독자기술을 개발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결함을 은폐한 미쓰비시차는 이제 존립 자체가 위태롭게 됐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