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등 '출혈성 마케팅' 게임 개발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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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등 '출혈성 마케팅' 게임 개발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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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모레츠 등 할리우드 배우 기용 '과열'…"대기업들 자중해야"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넥슨 등 국내 게임업체들이 국내·외 유명 연예인들을 기용한 '출혈성' 마케팅에 집중, 콘텐츠 개발을 사실상 뒷전으로 미루고 있어 경쟁력 저하 우려를 낳고 있다.

소비단가 상승과 수익성 악화라는 '부작용' 가능성이 큰 만큼 '자중'이 시급하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 국내 톱스타로 모자라…할리우드 배우까지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자사 슈팅게임 '서든 어택'의 모델로 미국 유명 영화배우 클로이 모레츠를 기용했다.

작년 '지스타 2015'의 메인스폰서를 맡았던 모바일 게임업체 4:33(네시삼십삼분)도 신작 '로스트킹덤' 마케팅에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잘 알려진 올랜도 블룸을 출연시켰다.

작년만 해도 국내 톱스타급 배우들이 제한적으로 게임광고에 출연했음을 감안하면 급격한 시장확장으로 해석된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데아'와 '레이븐'에 각각 이병헌과 차승원을 내세웠다. 웹젠은 '뮤 오리진'에 장동건, 쿤룬 코리아는 '난투'에 정우성을 영입하는 등 각축전을 벌였었다.

이들 스타들의 평균 몸값은 2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 국내 중견급 이상 게임사들은 1개월 광고비용으로 10억~25억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적 몸값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배우 등장으로 인해 업계 전체 평균 광고비용지출은 이보다 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게임 및 온라인 콘텐츠' 업종의 광고경기 예측 지수(KAI)를 161.5로 발표했다. 이는 전체 업종별 광고경기 전망 중 가장 높은 수치다.

KAI는 광고시장 경기 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을수록 지난 달보다 광고비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게임업계가 홍보와 마케팅에 치우친 나머지 상대적으로 양질의 콘텐츠 개발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불필요하게 비대해진 광고비용을 게임 프로젝트·콘텐츠 개발에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업계 내부에서도 스타마케팅을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 게임업체가 경쟁력을 갖춘 게임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감당할 수 없어 경쟁에서 도태되는 게임시장의 '양극화'가 더 심해진다는 우려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 제 살 깎아먹기 경쟁…"자중하는 모습 보여야"

넥슨 관계자는 "서든어택은 게임업계서 스타마케팅 논란이 불거지기 몇 년 전부터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캐릭터 모델화 하는 등 콘텐츠 발굴에 애쓰고 있다"며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거물급 인사를 기용하게 된 것은 맞지만, 타사와 경쟁을 부추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업계 전체가 자칫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숭실대 이재홍 교수(한국게임학회 회장)는 "총 제작비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 다른 분야에서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어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낮아질 수 있다"며 "이는 시장의 양극화를 가속화시킬 뿐 아니라 수익성도 낮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게임산업은 글로벌 시대"라며 "국내 시장에서 힘을 뺄 것이 아니라 향후 세계 게임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지적재산권(IP)을 개발하거나 참신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광고도 중요하지만 게임성으로 인정받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 홍보 방법"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기업들부터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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