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실적 바닥인데 '배당잔치'…오너 '배불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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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실적 바닥인데 '배당잔치'…오너 '배불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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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천억 손실에 '통 큰' 배당..."개별 실적은 양호"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두산이 2조원 순손실 내고도 오너일가 배를 불려주는 '배당잔치'를 벌인다는 논란을 '개별 실적'으로 일축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계열사에 들어간 비용 때문에 연결 순손실이 발생했지만, 개별기준으로 보면 충분히 배당할만한 실적을 거뒀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보통주 1주당 4550원, 우선주 1주당 4600원씩을 결산 배당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4.8%와 우선주 7.5%다. 배당금 총액은 913억원 규모다. 그야말로 '통 큰' 배당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선 대규모 순손실을 낸 상황에서 무리한 배당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해 두산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1조70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6.66%, 73.49% 감소했다. 계열사 구조조정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게 실적 악화의 주된 이유다.

주주친화 정책이라기보단 오너일가 '배 불리기' 배당이라는 눈총도 쏟아졌다.

두산의 최대 주주는 박용만회장을 비롯해 친인척과 재단 등 특수관계인 33인이다. 박 회장이 보유한 3.65%를 비롯, 전체 주식의 44.05%가 오너일가 소유다.

이번 배당으로 최대 주주가 가져가는 보통주 배당금만 400억원을 웃도는 셈이다.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려 담보대출을 받은 오너 일가가 이자를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배당을 늘렸다는 추측까지 나돈다.

두산 측은 이에 대해 배당은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결정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자회사 탓에 연결 기준으로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했지만 개별 실적은 양호했다는 설명이다. 보통 배당 평가는 개별 기준으로 한다.

두산의 작년 별도 영업익은 2134억원이었다. 2014년 반영된 일시적 이익을 제외하고 보면 전년비 36.4% 늘어난 액수다. 앞서 두산은 2014년 KFC를 1000억원에 매각하면서 일시적으로 배당수익이 증가했다.

자체 사업들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두산은 지주사 역할과 동시에 자체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다. 전자, 산업차량, 모트롤(모터+컨트롤, 유압기술 부품), 연료전지, 정보통신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작년 두산의 자체 사업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2조1463억원, 영업이익은 71% 늘어난 1568억원이었다.

배당금수익이나 로열티수익 등 지주수익을 제외하고 자체 사업 그룹별 해외 법인 수익을 포함한 액수다.

특히 모트롤과 연료전지 부문 영업익이 각각 1100%, 625.5% 급증했다.

회사 측은 배당이 오너를 위한 잔치가 아닌 주주친화 정책이라고 못 박았다. 정부까지 배당 촉진에 나선 마당에 이익이 나서 배당한다는 게 왜 잘못이냐는 입장이다.

두산은 지난 2008년 주당 1000원 배당을 시작으로 꾸준히 배당을 늘리고 있다.

작년에는 보통주 주당 3500원, 우선주 주당 3550원씩을 배당했다. 배당금 총액은 722억6674만원,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3.1%와 우선주 5.5%였다.

2014년에는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각각 주당 3000원(시가배당률 2.19%), 3050원(5.33%)씩 배당금을 책정했다.

두산 관계자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부적절하게 연결 실적과 개별기업 배당을 연관 지어 그런 얘길 만들어낸 것"이라며 "배당과 관련해선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기업으로서는 양호한 실적을 냈기 때문에 주주친화 차원에서 이번에도 결산배당을 하는 것"이라며 "배당금을 최대 주주가 다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투자자들과 함께 가져가는 것인데, 오너일가 배 불리기라는 평가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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