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역습' 이통시장 '지각변동'
상태바
알뜰폰 '역습' 이통시장 '지각변동'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1월 15일 07시 46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본료 0원' 소비자 유혹 속 화웨이 등 中제품 공습…"합리 소비 풍토"
   
▲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10%를 넘어섰다. 휴대전화 이용자 10명 중 1명은 알뜰폰을 사용한다는 얘기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우체국 알뜰폰 판매대 모습.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우정사업본부와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 국내·외 알뜰폰 유통·제조사업자들의 공격적 경영행보에 기존 이동통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SK텔레콤 등 이통3사 대비 유연한 자세로 소비자 니즈를 흡수하는가 하면 '보급형 스마트폰'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갤럭시'·'아이폰'과의 품질경쟁도 피하지 않고 있다.    

통신시장의 중심축이 '고가·최첨단'에서 '중저가·가성비'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알뜰폰 기본료 폐지하니 가입자 16배 폭증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기본료 0원'을 내세운 우체국 알뜰폰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서비스 출시 이전 1일 평균 가입자수인 550명보다 16배 정도 가입이 늘어 매일 8000여명이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4일 '기본요금 0원·매월 50분 음성통화 무료' 요금제를 비롯해 새로운 상품들을 대거 출시했다. 출시 4일만인 지난 7일까지 가입자가 3만2704명에 달했다. 

기본료 폐지 요구는 그간 참여연대 등 소비자·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시장 지배 사업자인 이통3사의 반대에 부딪혀 현실화되지 못했다. 

알뜰폰 업계가 한 발 앞서 소비자 요구에 반응한 것이다.  

국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584만8000명이다. 국내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의 10.1%에 해당하는 규모다.  

알뜰폰 도입 4년여만에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해외 선진국 알뜰폰 가입자 비율인 11~13%에 근접할 정도로 빠른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2위 사업자인 SK텔링크 역시 우체국의 '기본료 0원' 요금제가 발표되던 날 가입비 폐지를 선언했다.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을 비롯한 다른 알뜰폰 업체들도 조만간 가입비 폐지에 동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울러 알뜰폰 업계는 단말 라인업 다양화에도 공을 들이는 등 이통3사와의 서비스 격차를 점차 좁혀나가고 있다.  

애플, 삼성·LG전자 등의 프리미엄폰에 밀려있던 보급형(普及型) 스마트폰도 시장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단말기 통신법 시행 이후 무차별 살포되던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프리미엄폰 구입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SK텔레콤이 지난해 중소제조사와 손잡고 독점적으로 선보인 '루나'는 이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화웨이·샤오미 등 '아류'로 평가 받던 중국산 제품들도 달라진 위상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적극 노크하고 있다. 

화웨이가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억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팔아 삼성, 애플에 이어 글로벌 3위로 올라서면서 '싸구려'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 '짝퉁' 중국? '가성비'로 역습 "통신시장 소비풍토 변해"

실제 LG유플러스가 지난 달 16일 단독 출시한 화웨이 'Y6'는 불과 출시 16일 만에 1만대가 팔렸고 다시 11일 만에 2만대를 돌파했을 정도다.

화웨이가 2014년 말 국내 시장에 내놓은 스마트폰 'X3'의 부진을 생각하면 불과 1여년만에 시장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샤오미도 지난해 말부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적으로 넘보고 있다. 그간 '2류'로만 여겨지던 업체들이 시장에서 반전의 기적을 이뤄내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산 스마트폰은 성능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했는데 최근 들어 '대륙의 실수'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가격 대비 훌륭한 기술을 보유한 중국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이 같은 선입견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단통법 시장 안착 이후 고가 단말기 구입이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워지면서 자연스레 통신시장에서 합리적 소비를 중요시하는 풍토가 자리잡고 있다"며 "알뜰폰 시장 경쟁이 거세지면서 대소비자 서비스가 기존 이통3사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는 점 등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