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아차 '세계1위 도요타' 공략 어떻게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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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기아차 '세계1위 도요타' 공략 어떻게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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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10월 20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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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브랜드 한국 상륙
세계 1위의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가 20일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신차발표회에서 갖고 도요타 브랜드 4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2001년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로 한국에 진출한 도요타는 이번에 베스트셀링카인 '캠리'를 비롯해 '캠리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RAV4' 등 도요타 브랜드 4개 모델을 국내에 들여온다.


'도요타의 공략을 막아라'

글로벌 1위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가 20일 우리나라 시장에 공식 진출하면서 현대·기아차 등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와 격돌한다.

이번 진출은 이미 국내 시장에 선보인 렉서스가 아닌 '도요타' 브랜드로 대중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어서 완성차 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도요타는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한국 시장에서도 조바심을 내지 않고 천천히 점유율을 높여 가는 '중장기 시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간에도 국내 수입차 시장 판도를 바꿀 만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중차로 한국시장 공략 = 한국도요타자동차가 이날 판매를 개시한 도요타 모델은 중형 세단 캠리(3490만원), 캠리 하이브리드(4590만원),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프리우스(3790만원),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RAV4(2WD 3210만원, 4WD 3490만원) 등 4종이다.

일단 3000만∼4000만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이미 국내에 10여 종의 모델로 진출해 있는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와 차별된다.

렉서스는 국내 판매 가격이 4700만원부터 많게는 1억9700만원에 이르는 고급차 모델에 해당한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이미 2000만원대 후반부터 가격이 매겨진 대중적인 모델들이 선을 보였지만 현대·기아차 등 국내 브랜드가 수성(守城)하고 있는 대중차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1200만대 이상 팔리며 수차례 '베스트 셀링 카'로 등극한 캠리를 비롯한 도요타의 인기 차종이 국내에 상륙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캠리 하이브리드가 1등급인 19.7㎞/ℓ, 프리우스가 세계 최고 수준인 29.2㎞/ℓ의 연비 성능을 구현하는 점도 갈수록 경제성을 많이 따지는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모델과 '격돌' 예상 = 가격과 성능, 브랜드 파워 등 여러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도요타 모델들은 수입차뿐 아니라 국산차와 시장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도요타가 북미 시장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캠리는 현대차의 그랜저와 신형 쏘나타, 르노삼성의 SM5 등과 맞서 중형 및 준대형 세단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수입차에서는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이 경쟁 차종으로 꼽힌다.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AV4는 동종 모델인 혼다 CR-V와 승부를 겨루면서 투싼 아이엑스와 스포티지, 싼타페 더 스타일 및 쏘렌토R 등 현대·기아차의 SUV 모델과도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모델로 출시되는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 역시 현대·기아차의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와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중장기 전략 구사..수입차 판도에는 직접적 영향 = 업계에서는 도요타가 한국시장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는 '중장기 포석'을 두고 마케팅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기보다는 도요타의 친환경 기술과 가치를 널리 알리며 브랜드 이미지를 서서히 높이는 방식으로 판매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이날 출시 행사에 참석한 도요타 본사 후노 유키토시 부사장은 "한국 공급물량을 대폭 늘리거나 새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 없다"며 "대량생산 모델 시장을 겨냥하기보다 수입차 시장에서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는 우선 딜러를 서울 3곳(강남.서초.용산)과 분당, 부산 등 5곳에 두고 내년 하반기가 돼서야 대전 및 광주에 전시장을 개관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거점인 한국 시장 진출은 도요타로서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점유율 확대를 위한 섣부른 판매 전략과 가격 정책으로 반감을 불러오지 않도록 1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요타가 천천히 속도를 내는 마케팅 전략을 쓰더라도 국내 수입차 시장에 불러 일으킬 파장은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요타가 내년 국내 판매목표로 제시한 대수는 월 700대.

지난달 14일부터 최근까지 40일도 채 안 된 기간에 도요타 브랜드를 사전예약한 대수는 1800대에 이른다.

도요타가 매월 700대씩 판매를 하면 연간 기준으로 8400대에 이르고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와 합치면 1만4천대를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6만1648대로, 도요타의 진출이 8400대가량의 수요를 새로 창출한다고 가정해도 도요타와 렉서스를 합친 시장점유율은 22%가 넘어 수입차 업계 1등을 노릴 수 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는 혼다코리아로 1만2356대를 판매, 20.4%의 점유율을 차지한 바 있다.

도요타가 딜러별 영업 및 정비 담당 사원을 뽑는 과정에서 혼다코리아를 비롯한 수입차 업계와 일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적지 않은 인력 이동 현상이 감지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판도 변화의 조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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