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3' 신평사, 자국 회사채 43건 등급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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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3' 신평사, 자국 회사채 43건 등급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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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3' 신평사, 자국 회사채 43건 등급강등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중국 3대 국제신용평가사들이 6~7월에만 내국 회사채 43건의 등급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청신쯔찬, 다궁국제쯔신, 롄허쯔신 등 중국 상위 3대 평가사의 등급 하향 건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5% 늘어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작년 전체 강등 건수가 73건임을 고려할 때 이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WSJ은 6조6000억 위안 규모 채권 시장은 등급 강등이나 증시 대란 등에도 아랑곳없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자국 회사채의 97%에 대해 'AA'~'AAA' 등급에 이르는 최우량 신용등급을 부여해온 토종 신용평가기관들이 갑자기 회사채에 회초리를 들게 된 배경이 주목된다"고 논평했다.

이들 3대 평가사의 2010~2011년 등급 강등 건수는 2건에 불과했다.

3년 전부턴 보다 적극적인 평점을 해왔다. 그러던 중 최근 증시 대란이 이어지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증대되면서 이 같은 등급 강등이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개사의 신용등급 강등 경쟁은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들인 S&P와 무디스, 피치가 중국의 역외 채권시장에서 신용등급을 내려 중국의 해외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인 것과도 시기가 겹친다.

무디스는 청신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고 피치도 롄허 지분의 49%를 갖고 있지만 중국의 대주주가 경영권을 행사, 등급 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점이다.

등급 강등 바람의 또 다른 배경은 계절적 요인과 증시 대란이다.

신평사들은 보통 연간 실적보고서를 6~7월에 내놓다 보니 이 시기에 과도한 분량의 평가를 하게 돼 있다. 경기 둔화로 대다수 기업의 부채가 가중돼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큰 기업이나 과잉 투자 기업들이 이번 등급 강등 행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청신평가사는 철광과 철강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국유 탄광사 시노스틸(Sinosteel)의 등급을 AA-에서 B-로 강등했다.

그런데도 20억 위안 규모의 시노스틸 채권 가격은 올들어 8%나 상승했다.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지고 주문이 끊기기 전까지 거래도 하루 2억 위안 규모로 활발했다.

중국 채권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2년 만에 가장 낮은 3.3% 수준이고, 기업들의 채무 규모가 급증하는데도 AA- 등급의 회사채 금리는 지난해 말 5%에서 4.38%로 떨어졌다.

WSJ는 중국 채권시장의 이 같은 과열 현상에도 이유가 있는 것으로 봤다.

정부나 기업의 부채 규모가 큰 수준이지만 높은 저축률과 풍부한 유동성에 투자가들이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역외시장에서는 달러 표시 위안화 채권 금리가 미국 국채보다 3.4%포인트 높다. 2개월 전의 3%에 비해서도 높아졌다.

무디스는 지난달만 저유가 사태와 회사 구조조정 미약 등을 이유로 안톤 오일필드 서비스 그룹 등 중국 회사채 7건의 등급을 내렸다. 이는 4~6월 3개월간 하향 조정한 건수의 2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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