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기머리' 두리화장품 '허위제조' 20년 공든탑 '와르르'
상태바
'댕기머리' 두리화장품 '허위제조' 20년 공든탑 '와르르'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6월 02일 07시 38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로는 '개별추출' 알고보니 '혼합추출' 기업 도덕성 추락…"안전성 문제 없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탈모방지샴푸 '댕기머리'로 유명한 두리화장품이 제품 허위제조·거짓광고 논란에 휘말려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한약재 각각의 성질을 살린 '개별추출' 방식 제조로 감독당국에 신고하고 이를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했지만 실상 '혼합 추출'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긴급점검에 나섰고 경찰이 가세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되는 양상이다.

◆ 신고 방식과 다르게 '허위제조' 내부문건 유출 '날벼락' 

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댕기머리'를 제조·판매하는 두리화장품이 거짓 제조·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감독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한 방식과 다르게 제품을 만들어왔다는 내부 문건이 유출된 것. 식약처에 신고된 원재료의 양과 비율이 실제와 다르고 신고되지 않은 추출물을 첨가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두리화장품 측은 그간 홈쇼핑 등을 통해 여러 한약재를 각각의 성질에 맞게 따로 달여 약효 성분을 추출했다고 광고해왔다. 효능 극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며 소비를 유도해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유포된 내부문건을 살펴보면 '의약외품에 사용되는 추출물 식약처 허가사항에 개별추출로 허가를 받음. (금산공장 혼합추출). 약초추출실 소형추출기 부족 및 저장조(미생물검사 대기 저장조) 부족함'이라고 명시돼있다.

'개별추출'로 신고만 한 뒤 한약재를 뒤섞어 한 번에 달이는 '혼합추출' 방식으로 제조해 온 정황이다.

제조기록서를 업체 내부용과 식약처 신고용으로 따로 관리한 점은 물론 신고되지 않은 약재 추출물이 들어간 사실도 포착됐다. 미생물 번식 여부 등 완제품 품질을 일정기간 지켜봐야 하는 원칙도 무시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업체 한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개별추출로 48시간 달이려면 소형 추출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보유한 설비로는 현실적으로 (개별추출이) 어렵다"는 식의 양심선언(?)을 하면서 고의적인 허위제조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이 관계자는 "사장이 이 사실을 알고 연구소장을 나무랐다"는 식의 발언도 했다.

위로부터의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두리화장품이 공분을 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업체에 대한 긴급 점검에 돌입했다. 대전지방청이 두리화장품에 대해 신고된 제조방식과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제조방식의 일치 여부를 집중점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제조 중지 등의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여기에 경찰에서도 형사 처벌 대상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업체 측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제품안전성 문제가 아닌 제조방식을 놓고 지나친 중소기업 죽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두리화장품의 지난해 매출은 425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다.

게다가 최근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사회 분위기를 고려하면 사실상 '최악'의 타이밍에 가깝다.

논란이 사실로 밝혀져 환불 요청, 불매 운동, 행정 처분 등의 후폭풍이 불어닥 친다면 자칫 존폐 위기에 까지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 "품질∙안전성 문제 없어…식약처 조사에 적극 협조"

업체 측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품질 저하, 안전성 논란과는 선을 그었다.

한 관계자는 "(제보를 통해) 문제가 된 제품은 의약외품인 '진기현 프리미엄'으로 추정되는데 의약외품은 개별추출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식약처 및 관련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일반 샴푸와 의약외품 2가지로 생산하고 있는데 일반 샴푸는 혼합추출 방식으로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면서 "품질이나 안전성의 차이가 아닌 제조방식의 문제일 뿐"이라며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이어 "(진위여부를 떠나) 이미지 손상이 크다"면서 "식약처 조사 결과 발표 후 공식입장을 정리해 알려드리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