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 / 루이앤휴잇 / 344쪽 / 1만5800원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한 인간으로서 맨얼굴을 한 선비들의 속마음을 읽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묘사하는 말에는 대부분 '통(痛)'이 붙는다. 아픔을 의미하는 단어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은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과 같다는 뜻의 '천붕지통(天崩之痛)', 남편을 여읜 아내는 성(城)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는 의미의 '붕성지통(崩城之痛)' 등이 대표적이다.
궁금증이 생긴다. 체면을 중시했던 조선 선비들은 이러한 슬픔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이 책은 사랑하는 가족, 벗, 스승 등을 잃고 절규하던 조선 선비들의 문장을 담았다. 소리 없이 우는 듯 절절하고 곡진한 문장 44편이 소개된다.
선비들은 글자 한 자 한 자에 절절함과 애달픔을 녹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한 인간으로서 그들의 본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선비'라는 단어에서 억압적인 가부장제를 먼저 떠올리기 십상인 우리에게는 매우 색다른 글들이 아닐 수 없다.
홀로 길게 서서 통곡하니 / 신정일 / 루이앤휴잇 / 344쪽 /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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