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이자도 못내면서 임원들 '연봉 잔치'
상태바
대기업들, 이자도 못내면서 임원들 '연봉 잔치'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4월 03일 08시 57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매출 기준 100대 기업 가운데 22곳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면서 등기임원에게 10억대 이상의 고액 연봉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100위권 안에 드는 국내 기업 중 KT, 두산건설, CJ대한통운 등 22곳의 이자보상배율은 1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1 미만이면 벌어들인 돈보다 내야 하는 이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들 기업은 지난해 등기임원에게 최대 32억원, 1인당 평균 6억3000만원에 이르는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매출 100대 기업 중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SDI(17억6000만원)였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이 지난해 보수로 20억9000만원, 김영식 이사는 10억2800만원을 받았다.

이자보상배율이 -7.3인 삼성SDI는 지난해 1276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 이자비용으로 173억원을 썼다.

이자보상배율이 -0.8인 한진해운은 등기임원에게 평균 14억3000만원을 지급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17억원, 김영민 전 사장은 23억9100만원(퇴직금 18억6800만원 포함)을 받았다.

한진해운은 영업손실 7076억원을 내고 이자비용으로는 3897억원을 지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급감, 이자보상배율이 0.8로 떨어진 KT 등기임원들도 '연봉 잔치'를 벌였다.

이석채 전 KT 회장이 퇴직금 11억5300만원을 포함해 29억7900만원을 받는 등 등기임원 1인당 평균 연봉이 14억100만원이었다.

GS건설은 작년 영업손실이 1조314억원, 이자비용은 1022억원에 이르렀는데도 등기임원이 평균 10억4000만원을 챙겼다.

GS건설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에게 17억2700만원, 허명수 부회장에게 6억3500만원을 지급했다.

이밖에 삼성엔지니어링(9억7400만원), LG전자(8억5100만원), 동국제강(7억1000만원), 대한항공(7억100만원), 두산인프라코어(6억8900만원)가 이자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등기임원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연봉을 줬다.

매출 100대 기업 중 지난해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미포조선이었다. 이자비용은 비교적 낮은 7억2000만원이었지만 영업적자가 2058억원 발생하자 이자보상배율이 -286.3까지 떨어졌다.

삼성엔지니어링(-17.3)의 이자보상배율이 두 번째로 낮았고 GS건설(-10.1), 삼성SDI(-7.4), 현대산업개발(-4.4), 대한전선(-3.1), OCI(-3.1)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이자로 가장 많은 돈을 쓴 매출 100대 기업은 대한항공으로 4374억원을 지출했다. 현대상선과 KT의 이자비용은 각각 4336억원, 4129억원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