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들 "암세포 작아 돈 못 줘" 횡포
상태바
생보사들 "암세포 작아 돈 못 줘" 횡포
  • 김새미 이지연 기자 j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1월 20일 07시 49분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경 1cm' 기준 맞추려 치료 회피…"보험료 폭리" 비난 고개
   
 

[컨슈머타임스 김새미 이지연 기자] 삼성생명(사장 김창수), 교보생명(회장 신창재) 등 보험사들 사이에 암세포 크기를 핑계로 보험금을 적게 지급하는 '꼼수'가 횡행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암세포가 직경 1cm 미만인 환자들이 피해 범주에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종양의 크기를 키우는 '치료회피'도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악성종양'인 경우 크기와 무관하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감독당국의 실태파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크기 작은 경우 약정액의 30% 지급

20일 보험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상당수는 '직장유암종' 직경이 1cm를 넘지 않는 가입자들을 상대로 보장금액의 일부만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장내시경 검사가 보편화 되면서 직장유암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늘어 발생률도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직장유암종은 직장 점막의 깊은 부위에서 발생하는 종양이다. 크기가 커질수록 다른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종양의 상태에 따라 악성과 양성, 경계성으로 분류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종양의 직경이 1cm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약정액의 30%만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단자금 3000만원 가입자의 경우 900만원밖에 지급받지 못한다는 계산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종양이 악성(암)으로 진단을 받더라도 전체 진단금의 30%만 지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실토했다. 교보생명 등 타 보험사들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언급한 크기기준은 대한병리학회에서 2008년 발표된 논문에 따른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직장유암종 진단을 받은 환자들 중 일부는 보험사로부터 진단금을 받기 위해 종양을 일부러 키우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보험소송 전문 강형구 변호사는 "직장유암종 환자들 중 일부는 보험사로부터 전액 보상 받기 위해 종양을 1cm 이상으로 커질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대한병리학회의 논문에 논란의 여지가 크다는 점.

세계보건기구(WHO)는 직장유암종이 악성일 경우 크기와 상관없이 암으로 분류하고 있다. 각 보험사 약관에 명시된 질병분류 기준인 통계청 고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표(KCD) 역시 WHO기준을 따르고 있다.

삼성생명을 필두로 한 국내 보험업계가 정부고시가 아닌 대한병리학회 기준을 일사분란하게 따르고 있다는 의미다. '불법', '담합' 의혹이 짙게 배어 나온다.

◆ "유암종, 1cm보다 작아도 악성일 수 있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직장유암종에 대해선 대한병리학회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며 "대한병리학회 기준으로 직장유암종이 1cm보다 작으면 암이 아니라고 판정하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스제이손해사정 김맥 손해사정사는 "보험사는 대한병리학회 일부 의사들의 의견에 따라 1cm가 안 되는 유암종을 경계성종양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통계청 질병분류에 반영된 적이 없는 희한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보험사들이) 진단금은 깎으면서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보험료는 암을 핑계로 비싸게 받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건복지부 국가암정보센터 관계자는 "국제질병분류기준에 맞게 국내 기준을 정한 통계청 질병분류를 따르는 게 보다 정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태공망 2014-01-20 10:23:39
결국은 병을키워야 보험금을 100%지급하겠다는 발상은 치료의학적 측면에서
대단히 잘못된거라 생각된다. 모든병은 조기진료 조기치료가 이루어져야한다.
불합리한 보험체계는 시급히 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좋은기사 에 감사한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