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회장 3500억출연 동부메탈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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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회장 3500억출연 동부메탈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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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10월 19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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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내놨던 동부메탈의 지분 절반을 사재를 출연해 인수하기로 했다.

 

동부그룹은 19일 "김 회장이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사재 3천500억 원을 출연해 동부메탈 지분 5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의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부메탈은 작년 2월 동부하이텍이 합금철사업부를 분할해서 만든 자회사로, 하이텍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국내 합금철 시장에서 5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해 지난해 매출 4572억원, 영업이익 1396억원의 실적을 냈다.

 

동부하이텍은 반도체 부문 초기 투자로 차입 규모가 총 1조9000억원에 이르는 등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와 동부메탈 매각 협상을 추진해왔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산업은행 PEF와 진행해 온 협상은 없던 일이 됐다.

 

산업은행과 동부그룹은 그동안 동부메탈의 가치를 놓고 각각 4000억원과 7000억원가량으로 다르게 평가하는 등 시각차를 보여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동부하이텍 독자적으로 보유자산 유동화를 추진했지만, 주거래은행 요청으로 PEF 방식의 구조조정을 검토해왔다"며 "그러나 3~5년의 단기 수익성을 중시하는 투자은행의 특성상 기업 경영의 본질에 어긋날 수 있어 김 회장의 지분 인수 방안을 주거래 은행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이 가진 동부메탈 잔여 지분을 이른 시일 내 상장하는 한편 농업 부문을 분사·매각하고, 유화 부문과 동부하이텍의 부동산을 매각해 1조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수익성 논란을 빚었던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을 독자 생존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이끌고 나가겠다는 뜻이다.

 

동부 관계자는 "현재 1조9000억원에 이르는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의 차입금을 이른 시일 내 4000억 원 수준으로 줄이고,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양호한 경영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유동성 문제를 일축했다.

 

동부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유동성은 부족하지 않다"며 "동부하이텍을 제외하고는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의 이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채권단과 맺은 자구계획 약정대로 올해 말까지 총 90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동부그룹이 동부하이텍 정상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자구노력을 통해 9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올해 말 만기가 도래하는 동부하이텍의 신디케이트론 1조2000억원의 만기를 2012년 말 이후로 연기해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동부 측에 반도체를 제외한 비주력사업부 등을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며 "동부그룹이 오늘 발표한 방안이 계획대로만 이행된다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동부는 지금까지 구조조정 등을 통해 43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놓은 상태이다.

 

따라서 김 회장이 연내에 사재 3500억원을 내놓고 추가로 1000억원 내외의 자금을 마련하면 산업은행과의 약정을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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