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어떻게 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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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어떻게 피했나
  • 김일권 기자 ilkw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9월 30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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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일권 기자] 동양그룹이 30일 동양시멘트를 제외하고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3개 계열사에 대해서만 법정관리를 신청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동양시멘트가 그룹 내에서 사업 역량과 신용도가 가장 우수한 계열사라는 점을 법정관리를 피한 이유라 판단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쌍용양회공업에 이어 국내 2위의 시멘트 생산능력과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연안에 있는 입지적 이점 때문에 수출 면에서 강점을 가져 경쟁사보다 높은 가동률을 보인다.

동양시멘트의 부채비율은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멍에를 쓴 다른 계열사보다 현저히 낮다.

동양시멘트의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96%로, 동양(650%), 동양네트웍스(723%)의 3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이미 자본 잠식상태에 빠졌다.

동양시멘트가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 만기가 임박한 회사채가 없고 CP 상환액도 작은 편이라는 점도 법정관리를 피한 이유로 꼽힌다.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시멘트의 회사채는 3000억원 가량인데 이것도 내년 3월 이후에나 만기가 돌아온다.

NICE신용평가 안영복 실장은 "동양시멘트는 확실한 자기 사업을 하고 있어 동양그룹의 다른 비제조업 계열사와는 펀더멘털(기초여건) 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만기가 임박한 채권도 없고 CP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회사라서 비교적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LIG투자증권 유선웅 연구원은 "시멘트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동양시멘트의 영업이익은 계속 나고 있다"며 "부채가 다른 계열사보다는 낮은 수준이고 CP도 당장 못 막을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동양그룹은 재무구조 면에서 그나마 다른 계열사보다 나은 동양시멘트에 대해서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동양시멘트의 경우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기업을 살려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다만 최근 동양시멘트의 차입금이 증가한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양은 지난 8월 파일사업부를 동양시멘트가 100% 자회사로 설립한 동양파일에 양도하기로 했다.

동양파일은 이에 유상증자와 추가 차입을 통해 동양에 파일사업 양수대금 1170억원을 지급했다.

한국기업평가 윤수용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결 재무제표로 판단할 경우 이번 파일사업 양수로 동양시멘트는 총 770억원의 차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파일 사업 양수는 동양시멘트가 계열사들의 재무리스크와 일정 수준 단절돼 있다는 기존 시각을 수정하게 할 재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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