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수시입출식 통장 과대광고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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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수시입출식 통장 과대광고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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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성수 기자] 최고 금리만 강조하며 소비자를 현혹해온 수시입출금식 통장의 은행권 판매 관행에 감독당국이 강경하게 제동을 걸겠다고 해 주목된다.

최고 2∼3%대의 고금리를 준다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이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손에 쥐는 이자는 훨씬 적은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고금리 수시입출식 통장 광고가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 상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할 것을 시중은행에 지시했다.

수시입출식 상품 판매 시 설명 의무를 면제한 관련 규정을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처럼 강경한 지침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인기 상품인 '쑥쑥 자라는 콩나물 통장'(콩나물 통장)의 홍보전단을 전량 회수해 새 전단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기간 수익률이 최고 연 3.4%라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고객이 연 수익률을 3.4%로 오해할 수 있다며 금감원이 상품 설명 강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콩나물 통장은 처음 입금하면 7일간 연 0.1%의 금리를 적용해주고 이후 1주일 단위로 금리를 올려 57일째부터 150일째까지 연 3.4% 금리를 적용한다. 

금리가 계단식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연 수익률을 환산하면 2.6%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150일이 지나면 금리가 1.0%로 떨어지기 때문에 연 수익률도 점차 하락한다. 151일이 되면 인출하는 게 유리한 셈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두드림 통장'과 '두드림 투유(2U) 통장'도 마찬가지다.

두드림 투유 통장은 돈을 넣고 1∼30일은 0.01%, 31∼180일은 연 3.0%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 181일부터 금리가 2.3%로 떨어진다.

저금리 상황에서 2%대 금리도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금리 수준을 오해해 정기예금처럼 거액을 넣는 사례가 적지 않아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 문제다.

출시 3개월 만에 1조원이 넘게 몰린 콩나물 통장의 계좌 분포를 보면 수시입출금식 통장인데도 5000만원 이상 거액을 입금한 계좌가 7월 말 현재 전체의 18.6%를 차지한다.

잔액으로 보면 약 1조890억원 가운데 72.8%인 7923억원이 이런 고액 계좌에 들어가 있다.

씨티은행은 수시입출식 상품임에도 이례적으로 예금거래신청서에 '상품설명서와 약관 수령 및 이해 여부 확인란'을 만들어 소비자의 서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상품구조를 오해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금감원은 씨티은행에 홍보물을 모두 새로 만들어 구간별 최고 약정이율(3.4%)과 최고 연수익률(2.6%)을 함께 써줄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수시입출식 예금의 경우 고객에 대한 상품 설명을 생략할 수 있도록 한 관련 규정을 손질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에서 상품 설명을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복잡한 상품구조를 이해하지 못해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시입출식 예금에 가입할 때도 상품 구조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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