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급상승…몇달만에 억대 상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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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격 급상승…몇달만에 억대 상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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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민희 기자] 전세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방학이나 봄가을 이사철 등 성수기에만 전세가가 급등했지만 최근에는 비수기에도 몇 달 만에 수천만 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전세가는 치솟게 돼 세입자들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전국 주택 기준 전세가격은 2008년 말보다 30.98% 올랐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10.21%)의 3배에 이른다.

전세가 상승률은 2010년 7%, 2011년 12%, 지난해 3.5%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2.75%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국 주택의 전세가격 시가총액은 약 1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약 2 200조원 규모인 주택 매매가격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세가가 올라 전세를 구할 엄두를 못 내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물론, 어렵게 전세를 구해도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전세 보증금을 대출로 감당하는 세입자의 경제적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세가가 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것은 전세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구입할 여유가 충분한 사람도 나중에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전세를 찾다 보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보니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아져 전세 수요만 늘고 있다.

과거에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60%를 넘으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서 집값이 올랐다.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현재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63%, 서울은 57%를 기록했지만 지금까지 전세 선호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은 상황에서 추가 대출을 받고 각종 세금과 거래비용을 들여 집을 사느니 오른 전세 보증금만 부담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앞다퉈 내놓은 전세대출 상품도 전세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저금리 기조도 전세자금 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전세 대란' 우려가 확대되자 정부도 발 벗고 나섰다.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상품이 4%대의 금리로 이달 말 2년간 한시적으로 출시된다.

이 상품은 대출 이자를 세입자가 내는 조건으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에 해당하는 돈을 은행에서 빌려올 수 있다.

또 이 상품은 집주인에 집주인에게 세입자의 이자 납부액을 300만원 한도에서 40%까지 종합소득세에서 공제해 준다.

국토교통부는 기존의 매입·전세임대주택을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다가구 매입임대 지원단가를 높여 매입 대상주택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보증 한도를 현재의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와 여당은 주택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주택거래 활성화 법안을 놓고 조만간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된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최근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핵심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민주당에 '부동산법 빅딜'을 제안했다.

새누리당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분양가 상한제, 기업 양도세 특별가산세 등을 폐지하고 그 대신 임차인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의 임대차보호법 개정, 뉴타운 사업지에 대한 세제혜택법안 등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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