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결혼식 꽃장식도 특정업체에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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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결혼식 꽃장식도 특정업체에 몰아주기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5월 23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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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조선 호텔 등 무조건 경영진 친적 꽃집 이용…공정위 '전방위' 수사
   
▲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롯데, 조선, 르네상스 등 대기업 계열 호텔들이 예식장 계약 고객에게 경영자 친인척이나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꽃집과의 거래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일감을 특정 꽃집에 몰아주고 있어 주변 영세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결혼식 꽃 장식, 외부업체 거래 금지

22일 예식업계와 호텔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이 운영하는 서울시 강남구 르네상스 호텔은 예식장 계약 시 꽃 주문은 반드시 '르네상스 화원'에서 하게 돼 있다.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꽃집이다.

서울시 강남구의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은 1층에 위치한 꽃집 '라꼬메뜨'에 웨딩, 연회 등에 필요한 꽃 장식을 일임하고 있다. 라꼬메뜨는 호텔 대주주 신철호 회장의 딸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 호텔은 꽃의 외부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식장 고객들에게 특정 꽃집 이용을 강요하고 있다는 얘기다. 

SK네트웍스 계열사 서울시 광진구의 쉐라톤 워커힐 호텔과 W호텔은 꽃 주문을 호텔 내부 꽃집 '블루밍코리아'에 몰아주고 있다. 워커힐 호텔은 외부업체를 통해 꽃 장식을 할 수 있지만 예식장 계약 시 '블루밍코리아' 이용을 권유하고 있다. 해당 꽃집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 운영 중이다.

롯데호텔, 조선호텔, 플라자호텔 등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경영자의 친인척은 아니지만 호텔내부에 꽃집을 직영으로 관리하고 있다.

고급호텔 결혼식에서 발생되는 꽃 장식 가격은 550만원~800만원 선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매일 수천만 원의 돈이 호텔 주변상권이 아닌 대기업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현행법상 꽃집은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는 면세혜택이 적용된다.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은 정부가 꽃집을 영세자영업으로 보고 가격안정을 위해 도입한 것이다.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면세혜택까지 누리고 있는 셈이다.

호텔들은 말을 아꼈다.

르네상스 호텔 관계자는 "(꽃집 몰아주기 관련) 내부에서 사실관계를 알아보고 있다"며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기 전까진 이 사안에 대해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임페리얼 팰리스 관계자는 "(특정 꽃집 이용을) 강요한 적은 없다"며 "결혼식에 사용되는 꽃의 양은 일반 꽃집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까닭에 (라꼬메뜨 를)권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꽃 끼워팔기' '재벌 빵집'논란과 유사해"

공정위 관계자는 "호텔을 포함한 예식업계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형 호텔들의 '꽃 끼워팔기'는 앞서 도마 위에 올랐던 '재벌 빵집' 논란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벌 2·3세는 취미로 할지 모르지만 빵집을 하는 사람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고유업종 침해를 비판했다. 이후 삼성, 현대기아차동차 등 대기업들은 빵집 지분을 내놓고 매각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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