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전날 투자위원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산업은행과 추가 협상을 위해 대우조선 사채권자집회가 열리는 17∼18일 전 마지막 평일인 이날 투자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 최종구
수출입은행장과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과의 협상 여지는
100%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연금도 산은과 만나 막판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과 이 회장이 전날 저녁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강 본부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국민연금이 자율 구조조정안대로 50%를
출자전환 해주고 나머지를 3년 만기 연장해 준다면 만기 연장분에 대해서는 국책은행이 상환을 보장해준다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이후 양측의 실무진이 추가 협상을 논의했다.
국민연금은 산은 측과 협상 내용 등을 토대로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투자위원회는 대우조선 사채권자집회에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채무 재조정안에 찬성할지, 반대할지, 기권할지 등 국민연금의 입장을 정하게 된다.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 1조3500억원의 30%에 달하는 3887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1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4400억원 중 2000억원(45.45%)을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반대나 기권 결정을 하게 되면 대우조선은 일종의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Pre-packaged Plan)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주어진 자료와 산은 측과 협상, 내부 검토 결과 등을 토대로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를 고려해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