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퀴니' 황당이벤트에 엄마들 농락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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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퀴니' 황당이벤트에 엄마들 농락당했다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3월 08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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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장난감 준다" 홍보 한 뒤 '싸구려'로 교체하려다가 번복
   
▲ 퀴니 측은 처음 약속한 '미니테팔주방놀이 엑설런트'(좌) 대신 '미니테팔주방놀이 타입C'을 사은품으로 제시했다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수입 유모차 브랜드 퀴니가 사전에 약속된 고가의 상품을 슬쩍 싸구려로 교체하는 상식밖 이벤트를 개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며 논란이 확산되자 업체 측은 부랴부랴 당초 약속한 선물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 40만원 수준 경품, 15만원짜리로 바꿔

7일 유아용품업계에 따르면 퀴니는 최근 신년 맞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참여대상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사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로 한정됐다.

퀴니 제품을 온라인 육아커뮤니티와 개인 블로그에 스크랩하는 방식이었다. 이벤트 게시판에 스크랩 페이지 주소(URL)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사은품을 주기로 했다.

사은품으로 △1등 '미니테팔주방놀이 엑설런트' △2등 '데일리 스트롤러 블랭킷'과 '슬리피필로우' △아차상 디럭스손톱깎이, 신형모서리보호대, 멀티잠금장치 등 안전세트 3종을 내걸었다.

1, 2등 사은품이 각각 39만원, 9만5000원 수준으로 판매된다는 내용까지 홍보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귀를 솔깃하게 하는 경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첨자 발표 이후 퀴니는 갑자기 말을 바꿨다. 1등 사은품이 '엑설런트' 급에서 'C급'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 제품의 판매가는 14만6000원으로 파악됐다. 기존 사은품과의 가격 차는 25만원에 달한다. '유사 수준'의 상품으로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업체 측은 '재고 소진'을 이유로 들었다.

일부 이벤트 참여자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한 소비자는 퀴니 공식 쇼핑몰에서 재고가 소진됐다는 해당 제품을 직접 주문까지 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구입 가능한 상황이었다.

소비자 불만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진 이후 퀴니 측은 입장을 번복했다. 기존에 제공하기로 한 '미니테팔주방놀이 엑설런트'를 지급하기로 한 것.

퀴니 측은 소비자 오해로 인한 문제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한 관계자는 "1등 선물 재입고 스케줄이 10일 정도 늦춰진 게 문제의 발단"이라며 "사은품이 너무 늦게 발송될 것 같아 유사상품과 추가혜택을 제공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 '퀴니 무드&예츠 스크랩 이벤트' 홍보 페이지 캡처.

◆ "명시된 내용 따라 법적 책임 갈려"

그는 "이 같은 내용이 이벤트 게시판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당첨자들과 합의해 기존 사은품(미니테팔주방놀이)을 곧 발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품 행사 참여 전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업체들이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사은품 지급시기 등 중요한 정보를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소비자들은 이벤트 참여 전 관련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경품은 어떤 행동에 대한 대가"라며 "이 역시 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계약이기 때문에 제시된 조건에 따라 법적 책임 여부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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