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치킨 '어느 나라 닭' 인지 모르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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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치킨 '어느 나라 닭' 인지 모르고 먹는다?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9월 12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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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 대부분 원산지표시 누락…'1+1'에 골목상권 신뢰 '흔들'
 ▲ 순살치킨 배달박스에 원산지 명시부분이 있지만 표기하지 않은 모습.

일부 중소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들이 배달치킨 원산지 표기를 누락하고 있어 소비자들을 혼동케 하고 있다.

치킨은 피자, 족발과 같은 배달음식 중 유일하게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 돼 있으나 대형업체를 중심으로만 단속이 진행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 치킨… 원산지 불명

대학생 A씨는 최근 파채가 첨가된 모 치킨전문업체의 순살치킨을 배달 시켰다. 네네치킨, BHC치킨, BBQ치킨 등 대형업체들의 치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배달된 치킨을 살펴보던 A씨의 눈에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배달 박스에 원재료인 닭의 원산지 표기가 없던 것. 박스 귀퉁이에는 업체 측이 원산지를 표기하게끔 별도의 빈칸이 마련돼 있었으나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A씨는 "어느 나라에서 수입된 닭고기인지 알 수 없어 먹는 내내 찝찝했다"고 말했다.

1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배달용 닭고기는 현행법상 원산지를 표기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허위 기재 시에는 7년 이하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본보가 서울시내 치킨전문점을 무작위로 방문해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업체 매장내에서는 원산지표기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 업소들이 원산지 표시가 누락된 포장박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치킨이 대표적인 배달음식인 까닭에서다.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대비 55%나 늘어났다. 주목되는 대목은 배달 문의 건수가 평소보다 무려 70% 안팎으로 올라갔다는 것. 네네치킨이나 굽네치킨 등 다른 경쟁사들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했던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중소업체들의 배달물량도 덩달아 큰폭으로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동네치킨'이 원산지를 알 수 없는 값싼 닭고기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정부 당국도 이를 일정부분 시인했다.

◆ "몇몇 영세업체들이 원산지 표시제를 지키지 않는 것"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뼈있는 치킨, 순살 치킨 모두 '배달용 닭고기'로 현행법에 포괄돼 있고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단속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업체는 단속 거리가 없을 정도로 정확히 시행 중"이라며 "몇몇 작은 영세업체들이 배달음식 원산지 표시제를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산과 국내산 닭고기를 혼용해 사용할 경우 '섞음 표시'를 포장박스 혹은 영수증에 나타내야 한다. 점포가 순살치킨 조리에 납품 받은 가공된 닭고기를 사용했다면 포장지에 나와있는 함량 비율도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 농식품부 측의 설명이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배달용 닭고기에 적용하고 있는 원산지 표시제를 올해 중 다른 배달음식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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