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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삼강 '팥빙수파티', 롯데 '일품팥빙수', 해태 '아이리스팥빙수',빙그레 '뉴팥빙수' (시계방향 순) |
카피 [copy] 1. 같은 말 : 복사(複寫), 2. '모사'로 순화. (포털 '다음' 국어사전 참조)
국내 식∙음료 업계에 '카피바람'이 거세다. 카피제품이 생활 속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어느 것이 '원조'제품인지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짜를 의미하는 '짝퉁'과는 거리가 멀다. 만드는 업체가 분명하고 생산단계가 투명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불쾌하다. 원조인양 과시하고 당당히 광고하는 '철면피'에 기가 찬다. '진짜' 혹은 '원조'를 추구하는 소비자 패턴은 국적을 불문한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니다'는 반론이 나올 법 하나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긴다.
중국산 '짝퉁'을 의미하는 '산자이'. 그랬던 산자이가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진짜를 뛰어넘는 '카피제품'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력이 중심에 있다.
이를 식∙음료에 대입하면 맛과 제품 디자인으로 압축된다. 얼마만큼 진일보 했을까. 얼마만큼 차별화를 뒀을까. '모방'만 하고 '창조'는 게을리 하지 않았을까. 본보는 국내 식∙음료 업계를 중심으로 '카피제품'의 단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 파란 컵 속 팥빙수, DIY 아이스크림으로 인기?
"무슨 팥빙수 아이스크림 종류가 이렇게 많죠?"
아이스크림 시장에도 카피제품은 존재한다. 특히 얼음알갱이로 시원함을 선사하는 팥빙수 제품도 마찬가지다. 한여름 국민 간식인 탓에 국내 유수 빙과업체들은 모두 뛰어들어 유사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등에서 판매하는 팥빙수들이 과일, 커피, 녹차, 와인 등으로 멋을 부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시중에 유통 중인 팥빙수 제품들은 모두 팥과 떡으로 담백함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가정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입맛에 맞게 제조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품 그대로먹기 보다는 우유나 견과류 등을 기호에 맞게 넣어 먹는 방법이 주를 이루고 있을 정도다.
용기 역시 옴폭한 컵형 그릇에 일회용 수저가 담긴 뚜껑 등 유사 형식을 유지한다. 각각 청량감을 주는 파란색을 차용했다. 얼핏 보면 어느 회사에서 제조한 제품인지 언뜻 분간하기 힘들 수 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업체 별로 가격, 칼로리, 빙질까지는 천차만별이다. 제품명도 유사한 듯싶지만 각각의 정체성이 묻어난다. 롯데 '일품팥빙수', 롯데삼강 '팥빙수파티', 빙그레 '뉴팥빙수', 해태 '아이리스팥빙수', 등이 그것.
얼음알갱이와 팥이 주요 구성군이지만 업체 별 개성은 뚜렷하다. 롯데 '일품팥빙수'와 빙그레 '뉴팥빙수'는 당통팥이 20%로 다른 제품들에 비해 많이 들어있다. 그 외에 롯데삼강 '팥빙수파티'(16%), 해태 '아이리스팥빙수'(13%) 순이다.
칼로리 순으로 하면 순위는 바뀐다. 팥이 가장 조금 들어간 해태제품은 170kcal다. 250ml 기준으로 280ml인 롯데삼강, 빙그레 제품보다는 적다. 곡류가공품과 미숫가루, 밀키페이스트, 팥분말이 들어간 것이 눈길을 끈다.
롯데삼강 제품은 280ml지만 칼로리는 200kcal에 불과하다. 미숫가루와 탈지분유로 고소한 맛을 냈다.
◆ 팥빙수 아이스트림 '도토리 키재기'
롯데 제품은 250ml로 양은 적은 편이지만 칼로리는 260kcal로 빙그레에 버금간다. 빙그레 제품은 280ml에 275kcal로 칼로리가 가장 높다.
일반적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팥빙수 아이스크림에 우유를 넣어 먹는 것을 감안하면 우유가 들어가는 만큼 칼로리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각 팥빙수 제품마다 맛 차이가 있는 탓에 마니아 층도 확실하다. 빙그레 제품은 최근 한 개그우먼이 TV프로그램에서 한여름 야식으로 자사 '비비빅'을 이용하면서 덩달아 자매제품인 '팥빙수'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타사 제품들에 비해 높은 칼로리를 자랑하는 만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해태 제품은 떡 외에도 젤리를 더 첨가했다. 팥 함량을 줄여 특유의 텁텁함을 없애고 깔끔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롯데삼강 제품은 큼직한 '찹쌀'떡, 롯데 제품은 한 통에 평균 10알정도 들어가는 풍성한 양의 떡이 특징이다.
올 여름에는 무더위 속에도 팥빙수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딱히 이렇다 할 인기제품이 등장하지 못했다. 앞으로 닮은 듯 다른 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는 팥빙수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인지도와 마케팅에서 차별성을 가진 제품이 떠오를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