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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삼강의 '롯데 제품 애용' 캠페인 포스터 |
"우리가 롯데 제품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고객에게 롯데제품의 사랑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롯데삼강(대표 이영호)이 빙과류와 가공유지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우리회사 제품 구매하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 '회사의 미래를 위해 우리모두 롯데제품을 애용…'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롯데홈쇼핑 등 계열사와 함께 서울 양평동 본사 건물을 쓰는 롯데삼강은 최근 '자사상품 애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삼강 직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사내 엘리베이터에 자사 상품 사용을 독려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롯데제과나 롯데홈쇼핑 직원들도 사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라 계열사 직원들도 타깃에 포함된다.
'지금 타사제품을 드시고 계시지 않습니까?'라는 의문형 문장으로 시작되는 포스터는 타사제품을 이용하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뜨끔'하게 할 만큼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롯데 가족입니다'라는 문구로 롯데 계열사 임직원 모두가 한 식구임을 각인시키고 있다. '우리가 롯데 제품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고객에게 롯데 제품의 사랑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더 좋은 제품과 회사의 미래를 위해 우리모두 롯데제품을 애용합시다'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마지막 문구는 노란색의 가장 큰 글씨체로 표현돼 특히 눈에 띈다.
경쟁사들 사이에서는 흥미롭다는 반응이 나왔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본사 건물에 (자사 젤라또 아이스크림 브랜드) '빨라쪼' 매장이 있고 지하에는 우리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있다"며 "별도의 캠페인은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자사 제품 애용) 분위기는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동원 F&B 관계자는 "신제품이 나오면 게시판에 올리는 정도지 자사제품 애용을 강조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부착하거나 그렇지는 않다"며 "그렇게(롯데삼강 처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삼강이 게재한 이번 포스터에 롯데삼강은 물론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햄 등 롯데그룹 내 식품업체들의 제품 사진이 나열돼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여러 계열사가 함께 쓰는 사옥에 부착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계열사 제품과 자사 제품을 고루 담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롯데삼강 '종합식품회사' 도약 의지
스파게티, 참기름, 아이스크림, 햄, 과자, 우유, 음료 등 다양한 제품군을 포스터에 배치해 '종합식품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는 인상도 준다.
실제 롯데삼강은 사업다각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09년 롯데쇼핑으로부터 식품사업본부를 사들인데 이어 지난해에는 파스퇴르유업을 흡수 합병했다. 올해에는 지분100%를 갖고 있던 웰가를 흡수합병, 롯데칠성음료의 커피생산 자산을 인수하기도 했다.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을 만드는 롯데후레쉬델리카와도 흡수합병키로 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롯데삼강 관계자는 "예전에는 직장 선배들이 다른 회사 제품을 먹으면 혼내거나 (자사제품을 애용하자고) 교육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 제품을 우리가 안 먹으면서 고객들에게 팔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룹 식품 4사 제품을 포스터에 다 담았다"며 "롯데삼강이 쓰는 엘리베이터에 포스터를 부착했는데 앞으로도 (캠페인은)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롯데삼강의 도약 의지가 이번 캠페인에 녹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마트에서 쇼핑할 때 자사 제품이 없는 경우가 아닌 이상 타사 제품을 카트에 담기는 심적으로 부담스럽다"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롯데삼강의 경우 다소 독특한 경우지만 홍보를 하든 하지 않든 임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자사 제품을 애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