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대출 '나이 제한'에 베이비부머 세대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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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대출 '나이 제한'에 베이비부머 세대 '설움'
  • 박효선 기자 p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7월 26일 0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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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로 내몰려…금감원 "저축은행의 나이 제한은 규정에 어긋나"
   
 

"대출 요건으로 나이제한을 두는 것은 표준 기준을 벗어난 행위지만 불법은 아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저축은행들이 대출 자격 요건으로 나이 제한을 둬 노후 준비가 열악한 베이비부머 세대(1955~65년생)의 은퇴를 더욱 팍팍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저신용 고령자들이 이자가 높은 대부업체에 내몰리는 등 금융 악순환이 예상되나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는 전무해 논란이 예상된다. 

◆ "나이 많으면 돈 못 빌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이모씨(63세)는 회사 은퇴 후 최근 치킨 가게를 준비하고 있다. 딸의 대학등록비 대출을 못 갚은 이씨는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어 저축은행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나이 제한에 걸려 대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씨는 "지금도 앞이 깜깜한데 결국 대부업체에까지 손을 뻗어야 하는 현실이 무섭다"며 "지금 내 나이대 사람들이 퇴직 후 창업준비를 많이 하는데 저축은행마저 나이제한을 두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울부짖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에서 대출 제한한 나이는 50세까지~60세까지로 다양하다. 경기침체로 50대 중반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가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상황인 것.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60세이상 대출 신청자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KB저축은행의 무담보, 무보증 전용대출인 '이지플러스론'의 대출 자격요건은 20세에서 57세다. 대출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적용하지만 최저 연 8.5%부터다.

토마스저축은행은 대출자격을 20세에서 60세로 제한하고 있다. 저신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토마토햇살론'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알프스 스피드론' 대출 자격요건은 20세에서 55세 이하다. 모아저축은행의 모아론 대출 대상은 메인 홈페이지에 20세에서 50세라고 나와있다.

저축은행들은 60세가 넘어가면 연체율이 높아 나이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60세 이상은 경제활동을 하는 나이가 지났기 때문"이라며 "대출업체들은 규정상 나이 제한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경제능력에 따라서 60세가 넘어가면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은행들이 나이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는 없었다. 

이 곳 관계자는 "대출에 나이제한을 두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라며 "90세 이상의 경우 은행 입장에서도 대출해 주기 힘들겠지만 현행의 나이제한은 표준 기준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박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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