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정 넷피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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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정 넷피아 대표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7월 23일 0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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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가로채기' 횡포 안돼… 인터넷 생태계 바로잡아 나갈 것"
   
 

인터넷 주소창에 '컨슈머타임스'를 한글로 입력하면 '컨슈머타임스' 싸이트에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포털'을 거쳐 싸이트에 접속하게 된다.

다른 기업명을 검색해봐도 마찬가지다. 기업 브랜드를 이른바 '가로채기'해 포털로 연결시키는 구조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이가 있다. 자국어 인터넷주소 서비스업체인 '넷피아' 이판정 대표다.

이 대표는 "검색창이나 주소창에 기업명을 입력하면 기업 싸이트로 연결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인터넷 환경에서 기업들과 사용자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축복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판정 대표를 직접 만나 현 인터넷 환경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들어봤다.

◆ "국가경제 위기 초래하는 '가로채기' 횡포 바로잡아야"

Q. 2000년대 초반까지 한글 인터넷주소 서비스로 승승장구하던 '넷피아'가 각종 시련으로 위기를 겪었습니다. 2~3년 전부터 부활 움직임을 보이더니 최근 도약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입니다.

== 1997년 세계 최초로 자국어 인터넷주소를 개발해 한글 인터넷주소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주소창 영역에서는 넷피아가 가장 발전된 회사였죠. 매출액이 240억원, 등록 도메인 수만 70만개가 넘었습니다. 포털들과 키워드광고 업체 등이 주소창이나 검색창에 기업명을 치면 포털로 넘어가게 유도하는 '가로채기'를 하면서 매출이 떨어졌죠. 몇 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특허분쟁 소송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환경이 또 한번 변화의 갈림길에 서있습니다. 잘못된 인터넷 생태계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들의 '가로채기'를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 인터넷 주소창에 기업의 이름을 입력하면 해당 기업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포털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소창에서 남의 브랜드를 가로채는 행위에는 직원 2~3명을 가진 작은 업체부터 세계적인 운용체계(OS)를 만든 기업, 포털 등이 가세하고 있습니다. 주소창의 영문 도메인은 법으로 보호하고 있지만 '기업 실명' 브랜드는 보호법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가로채기'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컨슈머타임스의 도메인주소 'www.cstimes.com'은 법으로 보호되지만 브랜드인 '컨슈머타임스'는 보호대상이 아닙니다. 때문에 주소창에 도메인주소를 입력하면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지만 한글로 '컨슈머타임스'를 입력하면 각종 포털로 연결이 되는 잘못된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물론 포털이 무조건 문제라는 것은 아닙니다. 포털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고 저도 포털싸이트를 유용하게 이용합니다. 전화를 예로 들어보면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화번호를 모를 때 114에 전화해 문의합니다. 정확한 번호를 알게 되면 다음부터는 전화번호 입력만으로 원하는 곳에 전화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전화를 할 때 마다 114를 통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지금 포털이 그런 구조입니다. 기업브랜드를 정확히 알고 있어도 인터넷상의 114격인 포털을 매번 거쳐야 하는 것이죠.

Q. 이러한 '가로채기' 때문에 기업들이 피해를 입게 되고 특히 신생업체와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막대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 TV, 라디오, 신문 등 주요 매체의 광고주는 대부분 대기업과 중견기업으로 한정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나 신생기업들은 기업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 광고, 그 중에서도 키워드 광고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가로채기'가 막대한 마케팅 비용과 연결되기 때문에 작은 업체들이 입는 피해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각 포털들의 파워링크, 플러스링크, 스폰스링크, 프리미엄링크 등 키워드 광고를 하면 구매와 직접 연결되지 않아도 클릭 수에 따라 포털이나 광고업체에 돈을 내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키워드광고 등 홍보를 하면 할수록 '가로채기' 업체들만 돈을 벌고 포털에만 사람이 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마케팅비용이 늘어나다 보니 작은 업체들은 원인 모르게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 "메타포탈로 모든 싸이트 내 콘텐츠를 '포털'로 만들 것"

Q. 인터넷 생태계의 '가로채기' 구조로 인해 중소기업이 어려워지면 결국 국가경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쉽게 풀어주신다면요.

== 국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90%이상의 노동자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합니다. 즉, 가계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 대부분이 중소기업 소속이라는 얘기입니다. 중소기업이 어려워지면 가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이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급매물이 나오는 이유가 됩니다. 부동산 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이와 관련된 각종 파생금융상품들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리먼 사태가 바로 이런 것 아닙니까.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이 문제를 많은 사람들이 금융사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문제라고만 생각합니다.

Q. '가로채기' 문제와 관련해 네이버를 상대로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네이버는 국내 1등 포털입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측에 합의 위반 문제에 대해 끊임 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2002년 당시 이해진 대표는 'NHN은 브라우저상의 주소창 한글인터넷주소 방해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분명히 하고 친필 서명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네이버가 '주소창'을 '검색창'화 하는데 앞장을 선 꼴입니다. 주소창 검색어를 가로채기 해도 된다는 모델을 여러 나라에 제시해 준 것이죠. 10년이 지난 지금 네이버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인정을 하고 다시 바른 길을 가면 됩니다.

사실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네이버의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말을 아꼈습니다. 이제는 대안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의 원목적을 훼손시키지 않고 오히려 가치를 배가시키는 것이 기업들이 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글로벌기업이 되려면 눈앞의 이익창출이 아니라 사회의 새로운 가치 창출에 일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 대안으로 제시한 게 '메타포탈' 입니다.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 홈주소창 서비스를 통해 메타포탈 시대를 열겠습니다. 주소창 기능과 검색창 기능의 컨버전스 서비스입니다. 모든 싸이트가 인터넷의 대문, 즉 포털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예컨대 언론사 홈페이지 기사 말미에 홈주소창이 붙어있다고 생각해봅시다. 포털로 이동해 검색할 필요 없이 기사 페이지에서 원하는 내용을 검색할 수 있고 타 싸이트로 바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 했습니다. 구글이 주요 수익원으로 '애드센스'를 모든 싸이트에 다는 것이 목표였다면 넷피아는 홈주소창을 모든 콘텐츠에 달아 모든 콘텐츠를 포털로 만들 것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국내에서 세계적인 인터넷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목표는 2020년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죠.지난 2010년 임직원 가족들과 함께 영하 17도의 추운 날씨에 설악산 정상을 밟았습니다. 산 위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겠다고 선서를 했습니다. 제 트위터 아이디가 '2020pjlee'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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