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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한국판 컨슈머리포트 '젖병'편이 허술한 정보 제공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환경호르몬 검출이 우려되는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의 젖병이 여전히 유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통'을 최하위로 분류하는 등 부실한 조사가 도마에 올랐다.
◆ 컨슈머리포트, 최하 등급인데 '보통'이라고?
최근 시민단체 녹색소비자연대는 공정위의 지원을 받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젖병 23종의 품질을 비교해 'K-컨슈머리포트 5호'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유해물질 검출 등 안전성에 대한 실험과 제품에 대한 비교평가가 담겼다.
조사는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 132명이 젖병을 사용한 후 △그립감 △세척용이성 △디자인 △기능성(배앓이 및 중이염 방지) △부속품 교환의 용이성 △제품설명도 등 6가지 항목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녹색연은 조사대상 젖병 23종 중 상위 25% 이상에 속하는 제품은 '매우 우수', 상위 25~50%는 '상당히 우수', 상위 50~75%는 '우수', 하위 25% 미만은 '보통'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젖병을 분류한 등급 중 최하위 등급이 '보통'으로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컨슈머리포트의 분류대로 라면 전체 제품의 75%가 '우수' 제품으로 분류되기 때문.
특히 추천제품으로 선정되지는 않았으나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비스페놀A 검출이 우려되는 PC재질 젖병 6종에 대해서도 총 3개 품목에서 '상당히 우수'하다고 평가해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PC재질 젖병은 흠집이 생길 경우 비스페놀A가 용출되거나 세균번식 우려가 있어 다음달부터 제조와 수입, 판매가 전면 금지된 제품이다.
녹색연 관계자는 "추천제품 등을 선정함에 있어 단순히 품질요소만 고려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품질 요소 외에 가격 요소 등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컨슈머리포트는 나쁜 제품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닌 좋은 제품을 추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컨슈머리포트는 개요에서 "비싼 수입 젖병이 저렴한 국내브랜드 젖병에 비해 품질이 좋고 안전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정보 부족에서 온다"고 밝힌 것과 다른 결과를 도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실리콘과 트라이탄으로 만든 젖병을 빼면 평가점수는 대개 가격에 비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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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 좋은 제품 추천한다"더니 비싼 순
6개 항목 종합 평가에서 가장 높은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건 △치코 제로BPA(2만3051원) △피죤 모유실감(2만2905원) △유피스 쇼콜라(1만9110원) △아벤트 BPA프리(1만7300원) △닥터브라운(1만5200원) 등 5개 제품이다.
추천제품은 이 중 닥터브라운 PES·아벤트 BPA프리 PES·유피스 쇼콜라 PPSU 젖병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피죤제품의 경우 대형마트에서는 '더블하트 모유실감'이라는 다른 제품명으로 판매됨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만 판매된다"고 소개 해 가격 조사 역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녹색연 관계자는 "같은 등급인 치코와 피죤은 개당 2만원이 넘는 높은 가격 때문에 빠졌다"며 "추천상품을 선정함에 있어서 단순히 품질이 아닌 가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