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변액보험비교 후폭풍…소비자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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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리포트 변액보험비교 후폭풍…소비자 '뒷전'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4월 09일 0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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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연 조사결과에 생보협 법적대응… "내가 맞다" 공방 점입가경
   
 

공정거래위원회의 변액연금보험을 비교한 '컨슈머리포트 2호'가 공개되자 생명보험협회와 이번 조사를 진행한 금융소비자연맹이 수익률 비교 기준을 두고 날 선 공방을 펼치고 있다.

양측의 공방이 법적 대응까지 거론되는 등 점입가경인 상황이 전개됨에 따라 정보를 제공받는 소비자들의 혼동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등산화의 품질을 비교한 1호 역시 전문성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업계의 반발을 산 바 있어 '컨슈머리포트'의 당위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컨슈머리포트 2호 변액보험 비교 "90%가 물가상승률에도 못미쳐"

6일 생보협과 금소연은 각자의 입장을 담은 자료를 내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시작은 공정위가 금소연에 의뢰해 조사∙발표한 'K-컨슈머리포트 2호 변액연금보험 비교정보 제공'이 공개된 후 부터다.

금소연은 보험사 설계사와 은행 방카슈랑스 등을 통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변액연금보험 60개 상품 중 54개(90%)의 연평균 실효수익률이 지난 10년(2002~2011)년 동안 평균 물가상승률인 3.19%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60개 상품들의 평균 수익률은 1.%%에 그쳤고 물가상승률을 웃돈 상품은 단 6개에 불과했다. 수익률은 0.2%에서 4%때까지 포진해 있었다.

금소연은 이처럼 수익률이 낮은 이유로 높은 사업비(10.1~14.1%)와 경기부진에 따른 투자실적 부진을 꼽았다.

생보협은 즉각 "상품별로 펀드 설정일이나 수수료 등이 다른 만큼 일괄적인 비교는 곤란하다"며 "금소연이 변액연금의 운용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수익률을 계산해 공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생보협은 "변액보험의 펀드 설정일과 관계없이 모든 펀드를 10년 가입기준으로 가정하고, 실제 10년이 지나지 않은 펀드에 대해서는 단기실적을 기준으로 '미래수익률'을 가정해 사용해서 수익률이 왜곡됐다"며 "이 과정에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설정된 펀드와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이후 개설된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수익률을 가공해 순위를 부여한 것은 소비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하는 것으로 컨슈머리포트가 지향하는 합리적 선택에도 역행한다는 부연이다.

그러나 금소연은 "펀드의 판매시기와 운용기간이 다른 것은 펀드수익률 부진에 대한 해명은 될지언정 소비자의 선택정보는 아니다"라며 "해당 보험사는 사업비나 수익률에 대한 불투명한 공시제도를 먼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에 공개한 것은 소비자가 가장 알고 싶어하지만 보험사가 공개하지 않는 납입보험료 대비 실제 실효수익률로 매우 유익한 소비자 선택 정보"라며 "공개한 자료는 법률 검토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생보협이 수익률의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측은 한발 물러남도 없이 법적 공방까지 예고하고 있다.

생보협은 "금소연이 발표한 변액연금 비교정보는 보험업법 및 보험업감독규정을 위반한 소지가 있으며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소비자들의 합리적 판단과 선택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또 "생보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영업피해 및 변액보험에 대한 신뢰성에도 큰 손상을 끼친 명백히 잘못된 행위"라며 "금소연은 보도자료 내용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소연도 "생보협회가 소비자에게 더욱 정확하고 알기 쉬운 평가 방법이 있으면 이를 만들어 제대로 공시했어야 했다"며 "2003년부터 10여년간 수 차례 시행해 온 '상품평가'에 아무런 의견제시 없다가 이제 와서 '발목잡기'로 훼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어 "보험업계는 수수료가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실제로 사업비나 수수료를 알기 위해서는 해당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여러 단계를 거쳐야지만 접근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생보협 vs 금소연 "내가 맞다" 공방 점입가경…소비자는 '혼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양 측의 싸움이 달갑지 않다는 지적이다. 애초 컨슈머리포터가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과 소비를 위한 것인데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이기 때문.

특히 수익률 문제는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에 중요한 정보임을 감한 할 때 정확한 수치로 공개되는 것이 맞지만 공방만 이어지는 탓에 객관성이 흐려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 측의 공방에 오히려 소비자들이 외면 받고 있다는 것.

한 소비자는 "노후준비를 위해 변액보험에 가입했는데 컨슈머리포트를 보고 안정적인 연금보험으로 갈아타야 하나 고민됐다"며 "그러나 지금은 생보협과의 공방에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는 "변액보험의 문제는 물가상승률을 뛰어 넘는 수익률이 보장된 조건의 상품을 고르느냐의 문제가 아닌 상품설명서나 보험약관 등이 정확히 소비자에게 전달된 상태에서 선택하느냐는 것"이라며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수익률이 아닌 업체 차원의 정보 전달 의무 강조가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일갈했다.

한편 지난달 21일 공개된 컨슈머리포트 등산화 편 역시 유명 브랜드 5개에 한정된 실험군, 편중된 실험요건 등으로 업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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