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서 산 쌍화탕 알고보니 쌍화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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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서 산 쌍화탕 알고보니 쌍화음료"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4월 12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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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의약품·혼합음료 구분없이 판매… 외관도 비슷 소비자 혼동
   
▲ 같은 쌍화제품이지만 각각 '일반의약품', '혼합음료', '액상차'로 식품유형이 다르게 분류돼 있다.

"같은 쌍화탕인데 '일반의약품' '혼합음료' '액상차' 무슨 차이?"

아침과 낮의 기온차가 큰 환절기를 맞아 감기에 걸린 A씨. 약국을 찾아 '쌍화탕'을 주문했다. 그의 건강을 염려한 동료들도 편의점 등에서 쌍화탕을 사왔다.

A씨는 의문이 들었다. 같은 쌍화탕이였지만 '일반의약품', '혼합음료', '액상차'로 식품유형이 달랐던 것. 원재료를 꼼꼼히 따져봤지만 크게 다른 점은 느껴지지 못했다.

특히 일반의약품인 제품은 약국에서 500원에 구매한 것에 반해 혼합음료로 분류된 제품은 1000원으로 2배 가량 비싼 제품도 있었다. 약국에 차이점을 문의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비싼게 좋은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답뿐이었다.

A씨는 "같은 쌍화탕이고 맛이나 효능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분류가 세가지로 된 탓에 혼동스럽다"며 "약국에서 쌍화탕인줄 알고 구매한 것이 결국은 쌍화음료인 격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 3종류 쌍화, 소비자 '헷갈려'

환절기를 맞아 감기환자가 급증하면서 쌍화탕의 수요도 늘고 있으나 그 분류가 제각각이라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쌍화탕'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한 종류 뿐이나 '혼합음료' '액상차' 등 유사 '음료'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근본적인 구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식품∙제약 업계에 따르면 쌍화탕은 '일반의약품', '혼합음료', '액상차' 세가지로 분류돼 시중에 유통 중이다.

쌍화(雙和)탕은 부족한 기를 빠르게 보충해 준다고 알려져 있는 '황기건중탕'에 혈을 보하는 기본 처방인 '사물탕'을 더해 기와 혈을 보충한다는 데에서 유래됐다.

'동의보감'에도 쌍화탕이 정신과 육체가 피곤하고 기와 혈이 상했을 때나 중병 뒤에 기가 부족해졌을 때 사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을 정도로 전통과 역사가 깊은 한약으로 알려졌다.

초기 감기 증상에 많이 사용되지만 쌍화탕은 피로회복, 기혈의 손상, 과로, 병후 등에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다. 일종의 보약 개념인 셈이다. 그러나 세가지 형태로 분류돼 있는 탓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인 쌍화탕화 혼합 쌍화음료가 구분없이 판매되는가 하면 외관도 비슷하기 때문.

실제 광동제약만 봐도 △광동쌍화탕 △쌍화골드 △진쌍화 △생강쌍화 △광동쌍화 △참쌍화골드 △발효쌍화 등 총 쌍화 종류만 7가지에 달한다. 이 중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제품은 광동쌍화탕 한가지뿐이다.

◆ 제품명에 '탕' 들어간 것만 '일반의약품'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제품에만 '탕'이라는 이름을 넣을 수 있다. 기존 한약서를 근거로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제품만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제품명에 '탕'이 들어있지 않으면 혼합차나 액상음료라는 얘기다.

일반의약품은 의사의 처방 없이도 구매가능하기는 하나 의약품이다. 약재의 효능∙효과 등을 기대한다면 일반의약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액상차와 혼합음료는 원료를 혼합하는 방법의 차이를 나눈 것일 뿐 동일하게 '음료'다.

식약청 관계자는 "쌍화탕은 일반의약품으로 피로회복, 원기회복 등의 효능이 있어 감기 증상에 쓰이기는 하지만 쌍화차로도 널리 음용되는 만큼 민감하게 일반의약품, 혼합음료 등으로 나눌 제재사항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분명이 허가받은 제품(일반의약품)이 있어 경계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쌍화탕은 전문약이 아닌 만큼 혼합음료와 분류가 분명해지면 오히려 질병 치유약으로 오인될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쌍화탕이나 쌍화차나 117가지 한약재로 정해진 기준 안에서 제조된 것인 만큼 질병 치유보단 몸을 보한다는 의미로 음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반의약품과 혼합음료의 구분없는 판매가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새 나왔다.

주부 최모씨는 "일반의약품과 혼합음료는 엄연히 다른 것 아니겠느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들은 잘 알 수 없는 구분법을 만들어 두고 한 곳에서 진열, 판매해 혼동을 키우고 있다. 명확해 분류돼 판매돼 소비자가 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회사원 강모씨는 "이런 판매행태는 제약사나 약국을 불신하는 문제만 불러 올 것"이라며 "쌍화탕과 쌍화차를 마치 같은 것인냥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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