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고형암 면역 억제 세포 정밀 타깃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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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고형암 면역 억제 세포 정밀 타깃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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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타이드 신약 'TB511' 투여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종양미세환경 변화
펩타이드 신약 'TB511' 투여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종양미세환경 변화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고형암 치료의 걸림돌로 지목돼온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억제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를 개발했다. 

배현수·강성호 경희대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 성장을 돕는 M2 대식세포만 골라 선택적으로 사멸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치료제인 펩타이드(아미노산 중합체)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면역항암제는 1세대 화학 항암제나 2세대 표적항암제와 달리 암세포나 암 관련 유전자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특정 혈액암에 뛰어난 효능을 보여 '꿈의 항암제'라고도 불려 왔지만 폐암 등 고형암의 경우 종양 주변의 복잡한 미세환경이 약물 침투를 방해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종양 미세환경 내 M2 대식세포는 종양의 성장을 돕고 암의 진행을 유도하는 핵심 인자로 알려졌지만, M2 대식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표적 단백질이 확인되지 않아 치료법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으면서 종양 크기를 줄여주는 자연계의 독성분 물질인 '활성형 CD18 단백질'이 M2 대식세포를 표적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CD18 단백질은 세포 접착과 신호 전달,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활성형 CD18 단백질의 독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분자 구조를 재설계한 펩타이드 신약 후보 물질 'TB511'을 개발, 종양 내 M2 대식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함을 확인했다.

동물모델에 투여한 결과, 대장암·폐암·췌장암 등 고형암에서 종양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관측됐다. 정상 면역세포를 손상하지 않아 정밀 면역항암제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이 후보물질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a상(임상 1상과 2상의 2a상을 결합한 형태로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임상 연구) 승인을 획득해 올해부터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배현수 교수는 "범용 면역항암제 개발과 정밀 면역치료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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