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제한 불편" 소비자 반발에 정부·기업 '손들어'
상태바
"카드 제한 불편" 소비자 반발에 정부·기업 '손들어'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3월 05일 08시 22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그네틱 카드 이용 제한에 은행 인출 창구 '난리'…금감원 "6월로 연기"
   
▲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소비자들의 힘이 금융당국과 기업의 '밀어붙이기'식 마그네틱 카드 이용 제한 조치를 풀었다.

금융감독원이 조치 시행을 6월로 미룬 가운데 만반의 준비로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마그네틱 카드 이용 제한, 소비자 불만 속출

지난 2일 서울시내 소재 A은행은 여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자동화기기(CD·ATM)를 이용하려는 대기 고객은 줄 지어 서있었다.

당황한 표정으로 은행 직원을 찾는 이용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평소처럼 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찾으려 했지만 '이용 불가' 메시지가 뜬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은행 직원은 영업시간 중 마그네틱 카드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자도 소지하고 있던 체크카드를 이용해 현금 인출을 시도해 봤다. 카드 유효기간은 2015년 12월. IC(직접회로)칩이 없는 마그네틱 카드였다. 거래는 불가능했다. 거래명세서에는 '금융감독원 보안강화 정책으로 영업시간(10시~15시) MS카드 이용이 불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A은행 직원에게 카드교체가 즉시 가능한지 문의했다. 기자의 카드 종류를 확인한 직원은 "은행에 해당카드재고가 없어 카드사에 신청을 해야 한다"며 "발급까지는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이 끝나자마자 이 직원은 다른 고객들의 문의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급히 뛰어갔다.

기자가 은행 문을 나서는 순간 CD·ATM기 앞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70대로 보이는 은행 고객이 기자를 응대했던 직원에게 "카드가 여기 있는데 왜 내 돈을 못 찾아? 내 돈 어디 갔어?"라며 따지듯 묻고 있었다.

   ▲ 마그네틱 카드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거래명세서

다른 은행 지점들도 이날 마그네틱 카드로 거래를 하지 못해 당황해 하는 소비자들과 사용제한 조치에 대해 설명하는 직원들로 '난리'였다.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시행된 조치라 사용자들 사이에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마그네틱 카드의 CD·ATM 이용 제한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되자 금감원은 제한 조치를 6월로 연기한다고 4일 밝혔다.

◆ 금감원, 제한 조치 연기…IC카드 전환 적극 유도

금감원은 6월까지 마그네틱 카드 사용자들에게 우편물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IC카드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키로 했다.

5월 중에는 금융회사별 IC카드 전환실적을 특별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마그네틱 카드는 복제가 쉽고 보안에 취약해 그간 소비자 피해가 많았다. IC카드는 저장돼 있는 고유번호를 이용해 데이터가 암호화 된 다음 전송되기 때문에 복제가 어렵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금융당국의 '탁상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함께 제한조치가 연기돼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직장인 김모씨는 "마그네틱 카드 사용자가 아직 적지 않은데 당장 사용을 제한하면 어떤 혼란이 빚어 질지 당국이 예상 못한 것 아니냐"며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제도 시행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더욱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부 이모씨는 "지난주 급하게 은행을 찾았다 돈을 찾지 못해 난감했다"며 "이제라도 사용 제한 조치가 연기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