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씨밀락', '노발락' 등 수입분유가 국산 분유에 비해 비싸게 팔리고 있지만 구성 영양성분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 가격거품 논란이 일고있다.
수입분유 업체들은 관세, 유통마진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 평균 5800원 더 비싼 수입분유 영양성분 '절반'
4일 국내 분유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가의 수입분유는 한국애보트의 '씨밀락어드밴스 1,2,3단계', 바이엘헬스케어의 '노발락 AC,AR,IT,1,2단계' 네이쳐스원의 '베이비스온니오가닉' 시리즈 등이다.
이 제품은 저마다 '유기농'(네이쳐스원), '건강 발육증진'(한국애보트), '설사·구토 예방강화'(바이엘헬스케어) 등을 내세워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수입분유 3개사 제품의 평균 가격(800g기준)은 3만5640원이다.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파스퇴르유업 등 국내 분유제조사 '빅4'의 분유 평균가격인 2만9800원보다 5840원이 더 비싸다.
하지만 수입분유 내 포함된 영양성분은 국산제품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본보 확인 결과 '소화 잘되는 분유'라는 프리미엄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바이엘헬스케어의 '노발락'은 소화촉진에 도움을 주는 타우린과 L-카르니틴을 포함해 총 33종의 영양성분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3만원이다.
반면 국내 제품 중 '소화촉진'을 내세우고 있는 남양유업의 '임페리얼 XO'는 '노발락'과 같은 타우린, L-카르니틴 등이 담겼으나 '노발락' 보다 28종 많은 총 61종의 영양성분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노발락'보다 6000원이 더 싼 2만4000원에 책정돼 있다.
특화제품으로 홍보되고 있는 상품들의 영양성분도 예외는 아니었다. 설사와 변비예방 등 소화계 강화 특화상품으로 출시한 '노발락AD'와 '노발락IT'는 '임페리얼XO'보다 타우린이 0.1~0.6mg정도 더 함유됐을 뿐 L-카르니틴 함유량은 더 적었다.
뿐만 아니라 분유의 필수요소인 칼슘과 단백질, 리놀렌산(필수지방산, 오메가3) 등의 함유량도 현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분유 중 가장 고가에 팔리고 있는 한국애보트의 '씨밀락' 시리즈도 실정은 마찬가지다.
영양섭취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씨밀락' 시리즈는 과학적인 영양공급을 위한 분유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구성영양성분은 37종에 그치고 있다. 가격은 3만5500원선이다.
3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파스퇴르유업의 '위드맘'이나 남양유업 '아이엠마더'의 경우는 평균 구성영양성분이 75종에 달하고 있어 비슷한 가격대임에도 성분에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입분유업계들은 국산브랜드와 구성영양성분을 통해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 |
||
한 관계자는 "수입분유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국내세관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며 "제품가격과 더불어 관세, 유통마진 등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분과 무관한 가격차에도 불구하고 수입분유의 소비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비자들의 막연한 기대심리에서 나오는 '가치소비'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광고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은 수입브랜드가 국산브랜드보다 자녀들에게 더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가치소비'심리를 가지고 있다"며 "씨밀락이 국내에서 한참 유행했을 때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들은 안전하고 건강한 소비습관을 위해서라도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컨슈머타임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