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멤버십 구독료 '파격할인' 유지…'묘수'일까 '악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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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멤버십 구독료 '파격할인' 유지…'묘수'일까 '악수'일까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5월 13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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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적자에도 요기패스X 월 4900원→2900원 '영구적 전환'
쿠팡이츠에 이용자 수 '역전'…3위 추락에 '위기감' 작용한 듯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요기요가 대규모 적자 속에서도 무료 배달 혜택이 포함된 멤버십 구독료를 인하하는 초강수를 뒀다. '배달비 0원' 정책이 배달앱 시장의 새로운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쿠팡이츠 등 경쟁사들이 관련 혜택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요기요는 최근 쿠팡이츠에 배달앱 2위 자리를 빼앗기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요기요 앱 사용자 수는 57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598만명)과 비교해 3.7% 줄어든 수치다. 반면 쿠팡이츠의 지난달 앱 사용자 수는 전월 대비 7.4% 늘어난 697만명으로, 요기요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요기요는 모바일인덱스 집계에서도 쿠팡이츠에 밀렸다. 지난달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84만명으로 요기요(551만명)을 113만명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 3월(55만명)과 비교해 양사의 격차는 2.5배 가까이 커졌다. 

게다가 쿠팡이츠는 앱 신규 설치도 87만건으로 배달앱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62만건)에 이어 두 달 연속 1위다. 업계에서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제치고 확고한 2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쿠팡이츠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무료배달'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혜택 제공하기로 했다. 

시장 1위 배민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배민은 알뜰배달(묶음배달) 이용 시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선언 이후 약 1주일 만에 나온 대책이다.

요기요도 뒤늦게 '대세'에 올라탔다. 4월부터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 '요기패스X'의 월 구독료를 기존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월 9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한 데 이어 또 한 번 가격을 낮춘 것이다.

최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당초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할인 프로모션을 '영구적'으로 전환했다. 이는 도입 초기 월 구독료(9900원)에서 71% 가량 낮아진 금액이다.

이로써 요기패스X 구독자는 월 2900원에 최소 배달 주문 금액이나 횟수 제한 없는 무료 배달과 4000원 쿠폰까지 파격적인 혜택을 얻게 됐다.

업계에서는 당초 요기요의 멤버십 구독료 할인 프로모션이 장기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요기요의 재정 상황에 '월 2900원'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요기요는 2022년 1116억원, 2023년 655억원 등 2년 연속 적자행진 중이다. 적자 폭은 전년 대비 41.3% 개선됐지만, 당기순손실은 865억원에서 4841억원으로 대폭 늘어나며 적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곳간의 바닥까지 긁어다 '퍼주기'를 하더라도 돌아선 소비자 발길을 붙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당장 '월 구독료 2900원' 프로모션 도입 이후 성과도 확인되지 않았다. 요기패스X의 4월 신규 가입자 수가 전월 대비 얼마나 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수치적인 자료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통상 3개월 정도 지나야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조건 저렴한 가격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지난달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렸지만 앱 이용자수는 오히려 늘었다.  

쿠팡이츠 무료배달은 '와우 멤버십'을 구독한 '와우 회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다. 와우 회원들은 음식 배달 외에 로켓배송·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콘텐츠 혜택을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다.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의 다양한 혜택으로 소비자 '락인(Lock-in)' 효과를 높이는 한편, 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무료 배달' 정책의 부담도 덜어낸 셈이다.

배민 역시 배달 서비스 외에도 배민B마트, 배민스토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고, 2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만큼 무료 배달을 이어갈 동력은 확보된 상황이다. 조만간 도입 예정인 멤버십 '배민클럽' 수익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무료 배달 출혈 경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은 요기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요기요는 상대적으로 경쟁사 보다 배달 서비스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요기요는 장기적 관점에서 월 구독료를 낮추고, 고객 혜택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패스X 구독료 인하는 고객들의 요청을 점진적으로 반영해 온 결과"라며 "수익적인 관점보다는 고객 혜택을 강화해 나가자는 것이 회사의 전반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수익 개선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멤버십 허들을 낮춰 고객 혜택을 강화하고, 소상공인 상생을 위한 전략을 수행하는 등 긍정적 스킨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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