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끓인 '김철호 본죽' 하루아침에 '죽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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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끓인 '김철호 본죽' 하루아침에 '죽쒔다'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11월 21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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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비위생 논란 일파만파… 즉각 사과불구 온라인 불매운동 확산
   
▲ (사진=MBC 방송화면 캡쳐)

'본죽'을 운영하고 있는 본아이에프(대표 김철호)가 창사 9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식재료 재사용과 비위생, 원산지 표기법 미이행 등이 최근 적발된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 불매운동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업체 측은 뚜렷한 사태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존립기반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 문어발식 영업망 확장 오히려 '독약' 될까

20일 국내 포털사이트와 외식업계에 따르면 본죽은 최근 손님들이 먹다 남긴 죽은 물론 반찬과 식재료 일체를 재사용하다 덜미를 잡혔다. 조리한지 3일이나 경과된 죽을 새로 끓인 죽처럼 속이거나, 인삼∙대추 등 부재료를 수 차례에 걸쳐 재사용하는 모습이 전파를 탄 것이다.

사건 직후 김철호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일부 가맹점의 불미스러운 영업행위로 한정한 뒤 구설수에 오른 소공동점, 동여의도점, 용산파크자이점, 신림양지병원점, 여의도역점을 영업정지 조치했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더해 본죽은 전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개시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상황을 미연에 막아보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11월 현재 본죽의 전국 가맹점 수는 1000개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간에 쫓기고 있는 본죽이 물리적 한계에 부닥칠 수 밖에 없다. 문어발식 영업망 확장이 '독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반감이 급속히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는 점은 본죽 입장에서는 치명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불매운동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집단 피해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맹점 관리에 헛점이 드러난 만큼 본죽이 책임을 면키 힘들다는 분석이다.

본죽 관계자는 "가맹본부의 슈퍼바이저와 직원들이 24시간 전수근무를 하며 정확한 상황파악에 나서고 있다"며 "적발된 가맹점이 있다면 영업정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발방지장치 마련과 관련해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며 "매장 관리감독 강화와 소비자 모니터링 요원 강화, 가맹점 영업정지 등 강경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보상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 "본죽, 이제 전복(顚覆) 되는 건 시간 문제"

온라인상에 개설된 카페나 블로그, 게시판 등지에는 본죽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에 '본죽'이 이름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육두문자'를 포함한 거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어 반발의 강도를 가늠케 한다.

한 네티즌은 "본죽, 이제 전복(顚覆) 되는 건 시간 문제"라며 "엄청 비싸고 양도 적더니 결국엔 재탕, 삼탕에 불과했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먹다 남은 죽을 섞어 팔다니 황당하다"며 "'개죽'으로 불리는 '멍멍죽'이 생각난다"고 일침을 놨다.

이 밖에도 "이제는 더 이상 (본죽을) 사먹을 일이 없을 듯 하다", "이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다"는 등 본죽을 겨냥한 다양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 본죽이 향후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외식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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