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오가는 6억2000여 건의 메시지 중 스팸으로 신고되는 건수는 0.0001%도 되지 않습니다."(박용후 카카오톡 이사)
스팸 메시지가 모바일 메신저로 무대를 옮겨 활개를 침에 따라 '카카오톡'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스팸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카톡 역시 사용자들의 스팸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톡 측은 상대적으로 스팸 차단율이 높은 편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새 나왔다.
◆ "사전 필터링 등으로 실제 전달되는 스팸은 0.0001%"
회사원 김모씨는 최근 카카오톡 알림메시지에 단잠을 자다가 깼다. 늦은 밤 울린 것은 다름아닌 스팸메시지. 해당 대화 창에는 총 99명의 불특정 다수가 초대돼 있었고 김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사행성 불법 도박'을 홍보하는 메시지에 영문도 모르고 '그룹채팅'으로 끌려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스패머를 욕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대화창을 나갔다.
덕분에 계속 알림음은 울렸고 결국 김씨도 해당 창을 닫은 후에야 다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전화, 문자, 메일 전송으로 이뤄지던 스팸메시지가 모바일 메신저로 한단계 진화해 나가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속 스팸도 흔한 대출, 도박 사이트 홍보부터 대리운전, 유흥업소 광고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변화는 총 250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카카오톡'에 그 화살이 돌아갔다. 카톡을 통한 스팸 피해사례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카톡은 '아이디검색 허용', '자동친구추천' 기능 비활성를 제외하고는 개인이 스팸 수신을 막을 대비책이 사실상 없기 때문.
특히 한 대화창에 100명이 넘는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다는 점, 친구를 맺지 않은 상대에게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 등 카톡의 일부 특성이 스팸 메시지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카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차원에서 스팸메시지가 걸러지도록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용후 카카오톡 이사는 "스팸을 완벽 차단한다는 것은 스팸메시지 발송 방법이 끝없이 진화하기 때문에 사실상 힘들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스팸 패턴을 이용한 사전 필터링, 스패머 번호 영구삭제, 스팸필터링팀 운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하루 평균 가입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6억2000건의 메시지 중에서 실제 전달되는 스팸메시지는 0.0001% 수준에 불과하다"며 "하루 최소 40~50만건이 사전 차단되는 탓에 스팸으로 신고되는 건수는 100건 이하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루 6억2000건이라는 수치는 이동통신3사를 이용해 하루 발신되는 메시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라는 부연이다.
실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1년간 이동통신을 통해 전달되는 스팸메시지는 4231만 5145건에 달한다.
◆ "스팸신고기능까지 준비 중"
이동통신을 통해 전달되는 스팸메시지에 비해 카톡은 사전 필터링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스팸이 가입자로 전달 된다는 얘기다.
그는 "사전 검열을 강화하면 스팸은 줄겠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고 친구 맺은 사람의 메시지만을 받도록 한다면 애초 카톡의 특징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사라진다"며 "대신 KISA와 지속적인 협력, 논의를 통해 스팸 신고기능을 강화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다 강화된 스팸차단 서비스를 요구하는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한 소비자는 "스팸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며 "스팸 빈도가 적지만 카톡에서도 스팸 메시지가 발견되고 있는 만큼 보다 강화된 차단 시스템으로 카카오톡에서는 편안하게 친구들과 소통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